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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세계박람회 유치 ‘전쟁 변수’… 모스크바 ‘악재’ 오데사 ‘급부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나비효과’로 부산의 2030세계박람회 유치전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부산의 최대 경쟁 후보지였던 러시아 모스크바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 비난에 발목 잡힌 반면, 당초 주목받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오데사가 국제적 동정 여론과 함께 새로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것이다.

 

7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2030세계박람회의 유치 후보국(도시)는 모두 5곳이다. 대한민국(부산)을 비롯해 러시아(모스크바), 이탈리아(로마),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우크라이나(오데사)가 유치를 신청했다. 최종 개최지는 2023년 11월께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때 전체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2강 후보 러, 세계적 비난에 발목

우크라, 국제적 동정 여론 가능성

 

전쟁 탓 유치전 준비는 어려울 듯

부산시 “기존 계획대로 최선 다할 것”

 

러시아 모스크바는 당초 부산과 함께 가장 유력한 개최지 후보로 꼽혔다. 특히 러시아는 두 번의 유치전 탈락 후 세 번째 도전인 만큼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유치신청서도 가장 먼저(지난해 4월) 제출했다. 여기에 뒤늦게(지난해 10월) 뛰어든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오일머니로 물량공세를 펼치면서 유치전은 ‘2강 1중 2약’의 구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으로 세계적 비난을 받으면서 국가 이미지가 추락해 개최지 유력 후보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러시아 측이 유치신청서에서 제안했던 ‘인간진보 : 조화로운 세계를 위한 비전 공유’라는 박람회 주제 역시 현재 러시아의 행태와 상반된다.

 

대신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던 우크라이나의 오데사가 새로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오데사는 중앙정부와의 충분한 조율 없이 주정부 주도로 유치전에 뛰어든 데다 사전 준비도 부족해 유력 후보군에서 제외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쟁 후 전쟁의 참상과 그 복구 과정을 박람회에서 보여 주겠다는 내용의 ‘반전(反戰) 스토리텔링’을 강조한다면 전 세계의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박람회 개최국 선정 과정의 일정상 우크라이나가 유치전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후보 5개국은 당장 올 6월 열리는 170차 BIE 총회에서 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치러야 하는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이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최종 개최지를 결정하는 내년 11월까지 세 번의 추가 PT와 후보지 실사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부족한 2차 PT를 만회할 기회는 충분하다는 반대 의견도 많다.

 

이처럼 세계박람회 유치전에 큰 변수가 생기면서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역시 변화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현재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피해 상황이 심각한 만큼 적극적인 대처는 삼가는 분위기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에 부산의 미래가 걸린 만큼 이번 전쟁이 유치전에 미칠 영향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다만 전쟁 피해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엑스포 유치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일단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만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역시 “현재로선 이번 전쟁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어떤 변수가 있더라도 부산의 경쟁력을 믿는 만큼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선 기존 계획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