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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뜨는 힐링 명소 저수지 한바퀴] (6) 김천 연화지

야간 벚꽃 촬영지 전국적 명성…봄에 사진작가들 몰려들어
20여분 못 한바퀴 돌고 아쉽다면 김호중소리길 산책도 백미

 

경북 김천시 교동에 있는 연화지(鳶嘩池)는 야간 벚꽃 촬영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연화지의 규모는 2만9천372㎡로 축조 연대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지만 조선시대 초로 알려져 있다. 당시는 농업용수를 이용하고자 만들었고, 지금은 농업용수 공급 기능은 없어지고 지역민들을 위한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연화지는 따스한 봄에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산책하기가 좋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단위 관광객과 연인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야간에는 경관조명이 켜져 낮과는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몽환적 벚꽃 야경 '김천 팔경의 으뜸'

 

김천시는 지난 2020년 10월 관광객 유치 및 홍보를 위해 김천시에 산재한 관광 자원 중 시민과 관광객의 추천을 받아 여덟 곳의 관광 명소를 선정했다.

 

김천팔경은 연화지 벚꽃, 오봉저수지 둘레길, 난함산 일출·일몰, 사명대사 공원 평화의 탑 야경, 직지사 단풍나무길, 부항댐 출렁다리, 청암사 인현왕후길, 수도산 자작나무숲이다.

 

이 중 연화지 벚꽃은 김천팔경의 으뜸으로 손꼽힌다. 제철 개나리꽃과 어울린 연화지 벚꽃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매년 봄 연화지는 연못가에 빼곡히 심어진 개나리꽃과 함께 활짝 핀 왕벚꽃이 낮에 봐도 아름답지만, 밤이면 김천시가 설치한 경관조명과 어울려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벚꽃이 질 무렵 이면 경관조명으로 인해 수면에 비친 벚꽃과 조명에 비친 흩날리는 꽃잎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야간 벚꽃 촬영 포인트는 연화지 입구에서 조금 들어간 곳으로 아파트가 보이는 곳이다. 속칭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다. 더불어 인접한 아파트 옥상도 사진촬영 명소다. 이곳은 아파트 주민들이 옥상을 개방해 둬 벚꽃철이 되면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작가들로 북적인다.

 

 

◆사계절 색다른 풍경…먹거리도 풍부

 

연화지의 매력은 봄 벚꽃뿐만이 아니다. 사계절 바뀌는 연화지는 철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벚꽃이 지고 벚나무에 새싹이 피어 녹색으로 물들면 그것 만으로도 좋다. 여름철이면 연화지 수면을 뒤덮는 연잎과 그사이로 수줍은 듯 내미는 연꽃이 방문객을 반긴다. 여름밤 연화지는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받는다.

 

짙은 녹색이던 벚나무 잎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은 더할나위 없는 절경이다. 겨울철 연화지는 사철 붐비던 방문객 수가 다소 줄어 고즈넉한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낙엽이 떨어진 가지 사이로 보이는 봉황대가 멋스러움을 더한다.

 

연화지는 도심에 위치해 있어 먹거리도 풍부하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카페와 출출한 뱃속을 채울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돼 있다.

 

다만 방문객이 몰리는 주말이나 벚꽃철은 주차가 쉽지 않다. 다소 거리가 멀긴 하지만 김천종합운동장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봉황대'선 선비들 시 읊는 소리 들리는 듯

 

연화지가 위치한 김천시 교동은 조선시대 김산군의 관아가 있던 곳이다. 연화지는 물이 맑고 경관이 좋은 데다 김산군 관아도 인접해 못 가운데 봉황대(鳳凰臺)란 정자를 지어 선비들이 시를 읊고 학문을 토론했다고 전해진다.

 

봉황대가 만들어진 배경은 이백(李白)의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시의 영향을 받았다.

 

조선시대 김산군의 별칭이 금릉있었고 김산군수로 재임하던 윤택이 연화지의 읍취헌(挹翠軒)으로 봉황이 날아드는 모습을 보고 읍취헌을 봉황루로 명칭을 바꾸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의 금릉 봉황대가 남송 때 왕의가 꿈에 봉황이 산에 모인 것을 보고 봉황대를 축조했다는 설화와 구조가 같다.

 

김산군수 김항주(金恒柱)가 1771년에 봉황루를 봉황대로 명칭을 바꾸었다. 1979년에 군수 이성순이 다시 지었다고 전한다.

 

1838년에는 군수 이능연(李能淵)이 연화지 가운데로 봉황대를 옮겨 지도(池島)를 셋으로 조성해 삼산(三山)을 의미하는 세 개의 인공섬을 만들었다. 이는 '등금릉봉황대'에 '삼산이수(三山二水)'란 시어가 있어 이를 재현하려 한 것이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5호로 지정된 봉황대는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팔작지붕 2층 누각이다.

 

봉황대와 관련한 시도 전해온다. 김천의 '봉황대시'는 기록상 최초로 임계(林溪) 유호인이 연화지 관련 시를 남겼고, 군수 박필문·이성순·정종원, 관찰사 이면승, 순찰사 정대용 외 6인이 봉황대와 관련된 시를 창작했다.

 

 

◆아쉬움이 남으면 '김호중소리길' 산책

 

김천시는 연화지 둑을 따라 산책길을 만들었다. 산책길은 여유롭게 걸어도 20여 분이면 충분히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연화지를 한 바퀴 돌고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연화지 둘레길과 이어진 김호중소리길 방문이 안성맞춤이다.

 

김호중소리길은 연화지 입구에서 4차로 대로 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만나는 보라색으로 칠해진 인도를 따라가면 된다.

 

김호중소리길은 김천시가 2021년 김천예고 출신의 '트바로티'로 불리는 가수 김호중을 지역의 문화상품으로 관광 활성화를 위해 2억3천여만 원을 들여 조성한 김천관광특화거리다.

 

가수 김호중의 모교인 김천예술고등학교 통학로를 따라 만들어진 김호중소리길은 조형물과 벽화, 포토존 등 온통 보라색으로 뒤덮인 추억만들기 명소로 알려지며 팬클럽 외에도 많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이면 보라색 옷을 입은 가수 김호중 팬클럽 '아리스' 회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이면 김호중소리길에 김천특산물 판매장이 열린다. '아리스' 회원들을 겨냥해 판매하는 보랏빛으로 물들인 천연염색 스카프, 손수건 등을 하나쯤 사두면 연화지의 추억을 담아둘 수 있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

 

 

▷강변공원과 조각공원

 

연화지에서 4차로 도로를 건너면 직지천변을 따라 조성된 약 4㎞에 달하는 벚꽃길은 봄철 장관을 이룬다. 연화지 경관조명처럼 벚꽃 아래 조명이 설치돼 있는 숨은 벚꽃 사진 촬영지다.

 

벚꽃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강변공원은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수목과 돌을 이용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그늘과 인공수로, 수변조경 등을 만들어 났다.

 

강변공원을 지나 직지천변 벚꽃길을 따라 가면 여러 형태의 조형물이 설치된 조각공원이 있다. 중앙의 분수대 및 기념탑을 중심으로 조형 조각물, 정자, 수목 등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천년고찰 직지사와 사명대사공원

 

직지사는 김천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연화지에서 직선거리로 10㎞, 자동차로 15분 정도면 도착 가능하다.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에 있는 직지사는 황악산(해발 1,111m) 아래에 위치한다.

 

직지사라는 이름은 선종(禪宗)의 핵심 가르침인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의 맨 앞 글자인 직지(直指)에서 따왔다는 것과 직지사를 창건한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선산에 있는 태조산에 도리사를 창건한 후 김천 황악산을 가리키며 "저 산 아래에도 절을 지을 만한 훌륭한 터가 있다"고 하여 '곧을 직(直)'과 '손가락 지(指)' 자를 따서 직지사라 했다는 설이 있다.

 

아도화상은 417년(눌지왕 1) 신라 최초 사찰인 도리사를 창건한 이듬해인 418년(눌지왕 2) 직지사를 창건했다.

 

천년고찰 직지사는 오랜 역사만큼 많은 문화재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주문을 거쳐 금강문, 사천왕상, 대웅전, 비로전 등 곳곳에 지어진 전각과 아름드리 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불자가 아니어도 전각 사이 숲속을 걷다 보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직지사 산문 오른쪽에는 사명대사공원이 자리한다. 사명대사공원은 인근 직지사와 황악산을 연계한 문화·생태·체험형 관광지로 공원 내 다양한 체험시설과 숙박시설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