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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동진강유역의 마한 소국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동진강유역이라 하면 정읍시와 부안군의 전역, 김제시의 부량면, 봉남면, 죽산면 일대가 해당되고 있다. 이 지역의 마한 소국을 유추할 수 있는 문헌자료는 『일본서기』 권9 ‘신공기 49년조’에서 찾을 수 있다. 자료에는 ‘왜가 신라와 가야 7국을 평정하고 백제를 복속’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작전은 ‘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백제’가 근초고왕 대에 가야지역을 비롯하여 영산강과 동진강유역의 서남해안 지역에 진출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윤색된 것으로 그 동안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그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백제가 근초고왕 24년(369년) 침미다례(?彌多禮)를 정벌하자 비리벽중포미지반고사읍(比利?中布彌支半古四邑)이 백제에 자연스럽게 복속됐다는 것이다. 먼저 침미다례의 위치는 남해안의 해남지역이나 강진, 또는 고흥반도로 비정하며, 비리와 벽중은 내륙지역으로 인식하여, 백제가 해로와 육로를 장악하면서 마한을 복속시킨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다음 비리벽중포미지반고사읍에 대한 지명 가운데 비리(比利)는 전주 혹은 부안, 벽중(?中)은 김제, 포미지(布彌支)는 정읍 일대, 반고(半古)는 부안과 태인 일대로 비정되고 있어 4세기 중엽 경에 이르면 전북지역이 백제에 복속되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고고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마한 유적의 밀집도에 따른 마한 소국의 위치를 추정해 보면, 동진강유역에는 3개의 소국이 위치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부안지역의 마한 소국(Ⅲ-1)은 부곡리, 신리, 대동리, 하입석 등에서 발견된 주구묘 유적이다. 이는 평면이 방형과 제형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대체로 1변이 개방되었고, 1,2개의 모서리가 개방된 형태를 띠고 있다. 주매장주체부는 모두 삭평되어 발견되지 않았지만, 대상부나 주구에서 옹관편과 다량의 토기편이 발견되었다. 유구의 평면형태나 출토유물은 김제에서 발견되는 양상과 비슷하며, 마한 전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정읍지역의 마한 소국(Ⅲ-2)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영원면의 지사리나 운학리에 남아있는 대형 분구묘의 존재를 들 수 있겠다. 이들 분구묘는 백제의 고분으로 알려져 왔었지만, 최근 마한 분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마한 분묘의 축조전통이 잘 반영되어 있는 것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운학리 3호분에서 발견된 도금된 용문투조과판(龍紋透彫?板) 등은 피장자의 위계를 살필 수 있고, 고대 한․일간 교류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정읍의 최남단에 위치한 마한 소국(Ⅲ-3) 가운데 신면유적에서는 지점을 달리해서 집자리와 더불어 분구묘 8기가 조사되었다. 신면유적 분구묘 3,4호의 경우, 주매장시설로는 토광이 중앙에 안치되어 있고, 대상부나 주구 또는 인접된 공간에서 옹관이 발견되고 있다. 이 지역은 지정학적으로 영산강유역과 가깝기 때문에 백제의 중앙세력의 주요 거점이 되었을 것이며, 이는 신정동 백제 석실분의 축조에서 뒷받침된다.

 

 

 

동진강유역의 마한 소국은, 마한 전기에 새당하는 주구묘 유적들은 부안지역의 소국(Ⅲ-1)에 분포된 반면, 후기에 해당하는 대형 분구묘들은 정읍 영원면 지사리나 운학리 일대(Ⅲ-2)에 축조된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정치적인 구심점이 형성되어 동진강유역 마한 연맹체의 중심국으로서 백제시대에 중방 고사성이 설치되는 근간이 되었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기고 desk@jjan.kr

 

전북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