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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애물단지’ 해금강 휴양지구 ‘꿀단지’ 되나

 

투자자가 없어 애물단지로 방치된 경남 거제시 ‘해금강 집단휴양시설지구’가 마침내 복합관광단지로 개발된다. 거제시가 부지 조성을 완료하고 매각에 나선 지 꼬박 16년 만이다. 낙후된 거제 서부권 관광을 이끌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거제시는 해금강 휴양시설 조성용지 개발에 필요한 ‘거제 해금강 2지구 개발진흥지구’ 도시관리계획결정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투자자 유치 무산에 장기 방치

16년 만에 민간 사업자 나서

해금강(주) 4214억 원 투입해

숙박·휴양·놀이 복합단지 추진

 

민간사업자인 해금강(주)은 이곳에 4215억 원을 투입해 국립공원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387실 규모 숙박시설과 휴양·놀이·운동 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단지를 조성한다. 계획대로라면 하반기 중 건축 허가 등 인허가 절차가 끝나 연내 착공도 가능하다.

 

해금강(주)은 부산에 본사를 둔 지원건설이 이번 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지난해 거제시로부터 140억 원에 해금강 지구를 사들였다.

 

해금강 지구는 갈곶리 주변 22필지 3만 4795㎡에 조성된 관광용지다. 대한민국 ‘명승 2호’인 ‘거제 해금강(갈도)’을 내려다보는 명당이다. 2000년 7월 남해안관광벨트 사업지로 선정돼 거제시가 129억 원을 투입, 2004년 완공했다. 주차장·화장실·공연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비롯해 지중화된 전기·통신 시설과 상수도·종합하수처리장까지 갖췄다.

 

그런데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6회에 걸친 민간 매각이 모두 무산되면서 공들여 조성한 관광용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당시 문화재보호법과 자연공원법에 묶여 개발행위가 제한된 탓이다. 이에 거제시는 2012년 국가 지정 문화재 주변 현상변경 허용기준을 완화하고 2013년엔 도시 계획상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해 다양한 개발행위가 가능토록 했다.

 

여기에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 승인까지 받아 건폐율 60%·용적률 200%·10층(40m 이하) 규모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했다. 덕분에 관광호텔, 한국전통호텔, 가족호텔, 호스텔, 휴양콘도미니엄을 비롯해 일반음식점에다 연수원 등 교육연구시설 건립도 가능해졌다. 2018년엔 해금강 지구 매각을 지원할 전담부서를 꾸리고 공유재산 관리 조례를 변경해 매입금납부 기한을 기존 60일에서 최대 5년 이내 분납할 수 있도록 해 투자자 부담을 줄였다.

 

 

 

이를 토대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 등지의 해외자본 투자자를 초청해 사업설명회를 수차례 열었지만 주인을 찾는 데 실패했다.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를 고려할 때 최소 500억 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데,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었다.

 

당시 국내 경기가 바닥을 찍고 있었던 데다, 거제 주력산업인 조선업마저 최악의 불황에 허덕이면서 지역에 대한 투자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성패가 불확실한 관광사업 투자는 위험부담이 컸다. 실제로 2017년 수도권 한 기업과 투자협약까지 체결했지만 정작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최종 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긴 불황 터널을 벗어난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진입하며 순항 중이고, 남부내륙철도·가덕신공항 건설 등 호재가 잇따르면 투자 가치가 급상승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광역교통망 구축은 거제의 미래비전과 투자환경의 대전환점이 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표류하던 숙원사업이 성사된 만큼 시민과 관광객이 힐링할 수 있는 관광휴양시설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