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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꽉 찬 ‘컨’ 야드…민간 보관소 찾아 ‘빙빙’

‘물류대란’ 부산항 신항 가 보니

 

28일 오전 11시 부산항 신항. 각 터미널 운영사의 야드(장치장)는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로 가득찬 상태였다. 평소 3~4단 정도 높이였던 컨테이너가 5~6단 높이까지 쌓였다. 이날 기준 신항 터미널들의 적컨(화물이 적재된 컨테이너) 장치장 점유율은 80~90% 수준. 지난해 연말부터 반년 넘게 이어진 물류대란에 적응한 탓일까? 터미널 관계자들은 “이 정도 장치율이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주만해도 장치율이 99%를 넘어 100%에 육박하는 곳도 있었다. 한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올 초 가장 심할 때는 105~107% 장치율을 기록한 날도 있었다”며 “더 이상 화물을 쌓을 곳이 없어 YT(야드 트랙터)가 다니는 도로 주변에까지 컨테이너를 쌓았다”고 전했다.

 

한때 컨 장치장 점유율 100% 육박

YT 도로 주변에도 5~6단 적재

트레일러 빌려 ‘노상 보관’ 예사

당국, 임시 보관소 긴급 제공 계획


 

 

이날 신항 인근 도로에서 만난 화물차주 정철문 씨는 수출화물을 내려놓을 보관소를 찾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각 터미널이 선박 접안 5일 전까지의 컨테이너만 받아주고 있어 그보다 일찍 실어온 화물은 어쩔 수 없이 민간보관소에 맡긴다. 정 씨는 “보관소 이용료가 5만~6만 원 수준인데, 예정보다 배가 늦게 들어오면 하루 1만 원씩 늘어난다”며 “나중에 터미널까지 화물을 옮겨주는 비용 3만 원까지 해서 10만 원가량의 보관료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수출화물은 보세화물이기 때문에 보세구역에 보관해야 하고, 보세운송 등록차량으로만 옮길 수 있다. 하지만 민간보관소가 보세구역인지 아닌지, 거기서 사용하는 차량이 등록차량인지 아닌지 화물차주들은 일일이 따질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일부는 화물차의 섀시 부분을 임대해 그야말로 길 위에 컨테이너를 세워놓기도 한다. 정 씨는 “부산항만공사(BPA)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 기관에도 여러 번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공무원들은 매번 ‘나 몰라라’ 식이다”며 “당국이 나서서 빈 땅이라도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터미널 운영사들 역시 터미널 외곽 배후부지에 공컨(빈 컨테이너) 장치장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한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BPA와 해수부는 물량을 많이 유치하라고 하는데, 지금처럼 장치율이 높아 생산성이 떨어지면 물량 유치를 할 수가 없다”며 “외곽에 장치장과 수리·세척장이라도 별도로 만들어주면 지금과 같은 혼잡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항만의 체선과 하역작업 정체로 인한 현재의 물류대란은 최소 올 3분기, 길게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터미널 운영사들은 극심한 혼잡 속에서도 작업 능률을 유지하기 위해 YT 기사를 추가로 투입하는 등 비용을 더 들여 하역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운영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1개의 크레인이 시간당 컨테이너 28~30개까지 처리했지만, 지금은 24~25개 정도만 조작이 가능한 실정이다”며 “생산성 유지를 위해 YT 인력을 더 투입하고 있는데 그 인건비만 하루 1100만 원, 연간으로 따지면 4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와 BPA는 29일부터 부산항을 통해 수출되는 화물을 임시 보관할 수 있는 장소로 신항 인근의 여유 장치장과 서측 컨테이너부두 배후단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