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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해외주식 투자 1년새 5배 폭증…아침 7시까지 밤샘 거래 몰두

본지 기자 '서학 개미' 체험해보니

 

 

“차트 보다가 새벽 취침” 유튜브 등 켜놓고 시차 맞춰 거래
고수익 기대감에 인기…미국 기술주 성장 잠재력 등 원인


직장인 김모(36·강릉)씨는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로 활동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퇴근 후가 더 바쁘다. 퇴근 후 주식 유튜버 라이브 방송과 종목 탐색은 기본이다. 미국 나스닥과 다우의 거래가 시작되는 평일 밤 10시30분 부터는 주식창과 유튜브 라이브창, 채팅창 등을 동시에 켜 놓고 거래를 한다. 김씨는 “차트를 보다 보면 매일 새벽 3~4시가 돼야 잠이 든다”며 “피곤하지만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이모(여·30·춘천)씨 역시 해외 주식을 시작하며 밤낮이 바뀌었다. 이씨가 정보를 얻는 주식 채팅방만 10여개에 달한다. 투자자들이 모여 있는 웹사이트 토론 게시판도 빼놓지 않고 훑는다. 이씨는 “채팅방과 게시판은 미국 주식이 진행 중인 밤부터 새벽 사이에 가장 활발하기 때문에 참여하다 보면 밤을 새우기 일쑤”라고 전했다.

김씨와 이씨의 조언에 따라 이번엔 기자가 서학개미를 체험해 봤다. 지난 15일 오후 5시 이씨를 따라 해외 주식 시세 조회 사이트의 토론 게시판에 들어갔다. 게시글은 미국 주식 프리마켓(장 외 거래)이 열리는 오후 6시 무렵 눈에 띄게 늘었다. 밤 10시30분 장이 시작되자 글이 늘어나고 한창이던 16일 새벽 2시께 '급등 안 할 것 같으니 익절 추천한다'쫄리면 나가라' 등 험한글까지 올라왔다. 게시판은 장이 끝난 오전 7시 한 유저의 '월요일에 봐요'라는 글과 함께 비로소 잠잠해졌다. 이날 이씨는 게시판을 바라보며 미국 장을 지켜봤지만 수익을 얻지는 못했다.

국내 개미들이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명 서학개미로 불리는 이들은 해외 시차에 맞춰 주식 투자에 몰두하느라 밤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주식 거래액은 1,983억달러로, 2019년(409억8,500만달러)과 비교해 5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들의 성장 잠재력과 액면분할·배당금 등 주주 친화 정책이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기업 중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곳이 많다”며 “이런 특징이 해외 주식을 하면 국내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아기자

□ 서학 개미

서학개미는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를 일컫는 말이다. 국내 주식을 사 모으는 개인투자자들을 '동학개미'에 빗댄 것에서 유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