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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집중기획 - 동해안 천혜 경관이 사라진다]강릉 강문해변 백사장 깎이며 10m 모래절벽 이어져

해안침식 심각

 

 

주민 “호텔 들어선후 가속도”
전문가도 “영향 가능성” 주장

도환동해본부 복구 연구 진행
강릉시 “지속땐 원인규명 할 것”


동해안 해변 곳곳에서 해안침식이 발생해 경관이 심각하게 훼손(본보 3월16일자 5면 보도)되고 백사장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29일 찾은 강릉 강문해변. 해안침식으로 인해 백사장이 깎여 나가면서 생긴 1m 높이의 모래절벽이 눈에 띄었다. 모래절벽 뒤쪽으로는 1,091개 객실을 갖춘 지상 16층 규모의 호텔이 3만825㎡의 부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주민들은 2018년 1월 호텔이 들어선 이후 해안침식이 더 심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변의 고층건물이 해수면의 변화와 해안침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해안 해변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고층건물이 해안침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밀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실제 호텔 앞 해변은 1m 높이의 모래가 직각으로 깎여져 만들어진 해안절벽이 10m가량 이어져 있었다. 해안절벽 10여m 뒤쪽에는 45도 가량의 경사를 보이는 2m 높이의 사구가 형성돼 있었고, 호텔 앞 해변에는 주변보다 바닷물이 1m 정도 더 들어오고 있었다. 반면 주변 해변에는 해안절벽이나 사구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경사가 완만한 형태의 백사장이 조성돼 있었다.

이 마을에서 40년간 살고 있다는 임춘봉(67) 강문어촌계장은 “호텔이 들어서기 전과 비교했을 때 백사장의 침식이 30%가량 더 진행된 것 같다”고 말하며 씁쓸해했다. 경포번영회 관계자도 “호텔이 건축된 이후 호텔 앞 백사장의 폭과 높이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강문해변 일대의 해안침식이 호텔 건축의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는 없지만 일부 전문가는 해변의 고층건물이 해안침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건물 신축을 위해 터파기를 하게 되면 바다와 연결된 지하수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고층건물이 미세한 기압 차를 발생시키면서 인근 해수면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인호 강원대 삼척캠퍼스 교수는 “호텔 신축으로 인해 이 일대 해안침식이 이뤄졌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정밀 분석과 복구작업을 위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원대 삼척캠퍼스 환경기술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과 비교해 2020년 강원도내 동해안 백사장 57만3,945㎡가 해안침식 등으로 사라졌다. 5년 만에 축구장 80개에 해당하는 면적의 모래가 줄어든 것이다. 동해안 시·군 중 양양이 28만7,890㎡, 고성이 21만5,356㎡ 줄어 전체 모래 감소면적의 87%가량 차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건물 신축 등 난개발도 양양과 고성의 대규모 모래 유실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해안침식과 관련한 원인 규명, 복구작업 등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해안침식에 대해서는 환동해본부 등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강문해변의 침식이 여름까지 이어진다면 원인 규명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순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