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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여기 서면 인생샷]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 '한국의 나폴리'

 

 

알록달록 건물·투명한 바다
하늘을 가르는 해상 케이블카
이국적 풍광속 낭만·힐링 만끽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삼척 장호항의 아름다운 풍경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빼어난 풍광에다 알록달록 들어선 건물들, 용화항과 연결된 해상케이블카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한눈에 봐도 미항(美港)인 장호항 일원은 볼수록 진가를 더하는 매력이 있다. 마을을 스쳐 가는 옛 국도 7호선에서 바다 쪽으로 이동하면 높다란 방파제와 등대가 거센 파도를 막아 아담하고 편안한 항구가 나타난다. 크고 작은 고깃배들이 줄지어 사이 좋게 정박해 있고, 주변에는 갓 잡아 온 생선과 해산물을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맛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바다 쪽으로 난 길을 계속 가면 이름도 앙증맞은 '못난이 횟집'이 나타난다. 이곳에 다다르면 세상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경치가 펼쳐진다. 파도 소리가 지척에서 철썩이지만, 정작 시선은 커다란 돌산에 가로막힌다. 동해의 푸른 바다가 쉽게 수평선을 허락하기 싫어 바다로 달려온 육지의 끝자락에 기암괴석으로 병풍을 쳤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 동안 파도와 암석이 빚어낸 절경에 깊은 경외감이 밀려온다.

감동을 안고 나무다리와 계단을 오르면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호항 전망대'가 있다. 정자각 모양으로 만들어진 전망대는 동서남북 사방이 탁 트여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발아래에는 너무 맑아 깊은 바닥까지 휜히 보이는 투명 바닷물과 커다란 바위가 겹쳐진 작은 돌산, 북쪽으로 광활한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해안선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육지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장호항 방파제와 빨간색과 흰색 2개 등대, 어촌의 모습이 태양의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전망대의 주인은 갈매기들이다. 수백 마리의 갈매기가 방문객들을 맞는다. 방문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꺼내 찰나의 감흥을 놓칠세라 추억을 담느라 바빠진다. 갈매기들도 방문객들의 이런 사진 찍기에 익숙한 듯 자연스레 포즈를 취한다. 주민들은 장호항 전망대 주변이 하루종일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소개한다. 아침 해 뜰 무렵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위들은 태양을 등진 웅장한 자태로, 낮이 되면 황토색 본래 얼굴로, 석양엔 붉은 석산으로 바뀐다.

장호항은 아침 햇살에 평화로운 어촌 마을의 상큼함이, 낮 시간엔 일생에 바쁜 주민들의 부지런함이, 저녁 노을엔 역광에 비친 검붉은 풍요로움이 장관이다. 산과 바다의 경계에서 가늠할 수 없는 자연의 시간을 목격하고 나와 우리의 삶을 반추(反芻)할 수 있는 장호항 전망대는 한 컷의 사진으로 담아내기엔 너무나 많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삼척=유학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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