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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수종 구별없이 일괄 값 매겨 보상' 연호화훼단지 이상한 감정

업주들 "LH 평가 못 믿겠다" 분통
"LH·대구시·주민 선정 감정평가 결과 모두 동일"
"수종 전혀 모르는 사람이 진행, 비싼 특수목 제대로 인정 안돼"
LH측 "적법한 절차 밟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감정평가 결과에 대해 대구 연호화훼단지 업주들이 신뢰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무 종류 구별도 없이 일괄적으로 값을 매겼고, LH·대구시·주민이 각각 선정한 감정평가의 결과가 모두 숫자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는 이유다.

 

업주들은 최근 LH로부터 지난해 11월 화훼단지 내 시설과 보유 중인 나무에 대한 물건사전조사와 감정평가 결과를 통보받았는데,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했다.

 

15일 화훼단지 업주들이 공개한 한 농원의 감정평가 결과와 '물건 손실보상액 명세'라는 문서를 살펴보면 업주들이 보유한 시설과 나무들의 목록은 있지만 금액란에는 '일괄'이라는 단어만 적혀있다.

 

이 농원의 경우 약 80페이지 분량의 물건 손실보상액 명세표를 받았는데 모든 나무들은 '기타저장물-시설이전비'의 '화분, 집기비품 등 시설 일체'라는 항목에 일괄 포함돼 있었다. 개별 나무들의 감정액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농원 업주는 "감정평가 당시 각종 나무와 조경용으로 고가에 들여온 나무들을 감정평가사에게 일일이 설명하며 감정평가에 임했지만 결국 '일괄'이라는 단어로 묶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특수목이나 분재류 등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LH 직원들은 흔치 않은 수종인 '왕버들'로 감정평가를 받아 돈을 챙겼다는데, 실제 농원을 운영하는 우리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화훼단지 업주들은 감정 과정에도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감정평가가 시작될 때 업주들은 LH 측에 "수목 전문가와 함께 감정평가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수목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감정평가사만 왔다는 것이다.

 

한 업주는 "감정평가사가 나무를 잘 모르길래 하나하나 다 설명했고 나무 종류와 크기 등을 적은 자료를 따로 제출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감정 결과는 불투명했고 시세는커녕 평균 이식비의 20%도 안 되는 금액이 나왔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LH, 대구시, 화훼단지 업주들이 선임한 감정평가법인의 평가 결과가 숫자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금액이 나왔다는 점에 대해 "담합이 있었던 것 아니냐. 도저히 감정평가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LH 측은 "연호지구 감정평가는 '공공주택 특별법' 및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 제반 보상 관련 법령 및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민추천을 포함해 3개 감정평가 법인이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평가했다"며 "전문 감정평가법인들의 평가결과에 대해 LH에서 직접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