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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 보고서 발간

 

일제강점기 일본은 조선으로 이주하는 일본인들을 위한 농업 이민정책을 폈다. 조선을 영구적으로 식민지화하기 위해서였다. 일제는 정읍시 신태인읍 화호리를 이주지로 선정하고 대규모 농장을 개설했다. 개간된 농지와 대지의 소유권은 구마모토 리헤이(熊本利平), 다우에 타로(田植太郞), 오사와 신조(大澤新藏) 등 일본인들에게 넘어갔다. 자영농이었던 토착민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했고 해방 전까지 궁핍한 삶을 살았다.
 
이 중 구마모토 리헤이는 46세대 92명이 거주하는 용서마을을 거점으로 신태인 지역의 드넓은 평야를 착취했다. 현재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화호병원과 화호우체국, 일본인 대농장주(구마모토) 사택 등 일본 근대식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다.

특히 농민들을 착취한 구마모토 리헤이는 전북도 옥구군 박면 내사리와 신태인읍 화호리 두 지역에 농장을 개설했다. 그 범위는 3500정보(町步·1050만평)에 달했다. 국책회사인 동양척식회사를 제외하고 개인으로는 전북 최대 지주였다. 그는 소작농을 부려먹어 생산한 쌀을 일본에 보냈다. 소작농들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런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보고서가 발간됐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Ⅰ’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일제강점기 농촌수탈과 해방 후 농촌 보건의 역사가 남아있는 정읍시 화호리에서 실시한 학술조사 결과를 담았다.

해방 후 정읍시는 구마모토 리헤이 농장 소속 의사였던 쌍천 이영춘 박사가 열악한 농촌 보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곳을 떠나지 않고 농장 시설물을 활용해 입원실과 내과 등 5과 진료과목을 갖춘 화호중앙병원을 설립했으며 현재도 이 흔적이 남아있다.

쌍천 이영춘(1903~1980)은 일제의 수탈로 고통당하는 한국 소작농의 치료에 일생을 바친 농촌 보건위생의 선구자로 전해진다.

보고서는 △ 식민지 화호리의 일본인 지주들, 정읍 화호리의 식민지 기억과 경관 △ 신문기사와 지도, 사진, 공문서 등을 통해 당시 화호리 역사와 인문지리 △ 건축물 현황과 부재 수종조사, 식생조사, 석재 산지조사, 디지털 기록을 수록했다.
 
연구소는 화호리에 남아있는 적산가옥 6동과 해방 이후 공간변화 등을 디지털 영상자료로도 제작했다. 이 영상을 보고서내 QR코드로 삽입해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로 재생해 볼 수 있게 했다.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는 국공립 도서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포된다. 문화재청과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최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