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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통합당 “함께한 적 없다” 전광훈과 ‘거리 두기’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18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선긋기’에 돌입했다. 전날(17일)까지 전 목사에 대한 비판을 최소화하며 ‘애매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은 전 목사를 직접 겨냥하며 ‘거리 두기’에 열중했다. 창당 후 처음으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통합당은 전 목사 개인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도 광화문 집회세력을 향해서는 정권 비판을 통한 나라사랑의 ‘진정성’을 인정했다. 강경 보수층에 마냥 ‘등을 돌릴 수 없는’ 입장이 반영된 셈이다.

 

“방역 시책 비협조 용납 안 돼”

전 목사 직접 거론 비판 논평

“집회 참석자 호소는 새겨들어야”

민주 “통합, 8·15 집회 방조”

보수 야권에 ‘대국민 사과’ 공세

 

이런 상황은 대변인 논평과 지도부 발언에서도 엿보였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전광훈 목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정부의 방역 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비판 논평을 발표했다. 그는 “전 목사가 확진 이후 취한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통합당은 전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 함께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 목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민주당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며 언급을 피했는데, 이날은 전 목사를 직접 거론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변인은 “주말에 모인 많은 국민들은 정부여당에 호소하러 간 것이지 전 목사를 보러 간 게 아니다”며 “코로나19로 대한민국 국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 정치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다. 광화문 집회에 모인 사람들의 호소는 타당했다는 평가로 비친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광화문 집회를 두 가지 차원으로 달리 봐야 한다고 본다”며 “방역적 측면에서 보면 광화문 집회는 잘못된 것이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지만 “폭우가 쏟아지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권에 반대하고 비판했다는 그 메시지는 또 달리 봐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란 정당에서 뭐라느냐. 마치 우리 통합당이 광화문 시위를 같이 주도한 것처럼 비난한다”며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그런 걸 봤을 때 민주당 처사에 대해 ‘굉장히 유치한 사람들이구나’ 생각할 것이다. 코로나 창궐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해서 과연 민주당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전 목사와 광화문 집회에 대한 직접 평가 대신 민주당을 직접 공략하는 김 위원장 특유의 공세 대응 전략으로 읽힌다. 김 대변인이 논평에서 “집권여당은 연휴 직전 정부의 대대적인 특별여행기간 독려, 할인쿠폰 대대적 발급 등 안이한 대응은 인정하지 않은 채 오히려 국민 탓을 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합당이 전 목사와 “관계없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여당은 이날 전 목사와 보수 야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전 목사와 보수단체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에 통합당 인사들이 참여한 데 대한 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보수 진영 책임론을 부각했다. 통합당이 전 목사와 선을 긋는 척하면서 광화문 집회를 통해 보수 세력 결집을 모색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통합당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집회 참석 금지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며 “8·15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해당 집회에 참석했던 통합당 소속 홍문표 의원,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거론하면서 “통합당의 이런 행위는 명백히 국민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