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경찰과 인천경찰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의 화두는 단연 각 지역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살인사건’을 막지 못한 경찰의 부실대응 질타와 재발방지책 촉구였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해당 사건들이 발생한 후 경찰은 책임자를 문책하는 데서 나아가 피해자 보호 중심으로 현장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반복되는 비극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입법 공백을 메우기 위한 법안들이 앞다퉈 제시됐다. 경찰 ‘600장 SOS’ 외면… “골든타임 놓쳐” “600쪽 분량의 고소장은 피해자가 피로 쓴, 살려달라는 절규였다.” 지난 10월21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5월 화성시 동탄에서 30대 여성이 교제하던 남성에게 납치 살해된 이른바 ‘동탄 납치살인’ 사건의 대응을 두고 경찰을 쏘아붙였다. 정 의원은 “끝내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는 살해됐다. 이래도 경찰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초 신고 때 사실혼 판단 체크리스트도 작성 안 한, 초기부터 대응을 잘못한 사건”이라고 경찰을 비판했고 같은 당 여러 의원들도 같은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이어져온 일인데요 뭘.” 사격 선수용 22구경 실탄 수만 발 및 소총 불법 유통 의혹이 일며 경찰이 수사를 벌이는 것과 관련해 30여 년 전부터 수도권 일대에서 엽총 등을 활용해 수렵활동을 한 이모(60대)씨는 새삼스럽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씨는 “‘투투총’(22구경 소총)이 유통돼 쓰이는 것은 사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새로운 게 아닌 이야기”라며 “과거 미군들이 가져왔다는 설(說)부터 국내 업자들이 불법으로 개조해서 만드는 등 다양한 경로로 유통된다는 소리를 들었고, 사냥 중에 주변에서 실제 쓴 것을 직접 목격한 적도 있다”고 했다. 총포화약법은 총기를 다루려면 경찰의 허가 면허가 필요하고 보관도 경찰서 등 지정된 곳에서만 가능하며 면허 소지자들만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제한적으로 총기를 쓰도록 규정한다. 또한 시중에서 사용 가능한 총기도 엽총·공기총 등으로 제한되며 22구경 실탄과 소총의 소지 및 사용은 법으로 차단돼 있다. 수렵인들과 총포업계는 불법 총기에 손 댄 것을 ‘개인적 일탈’로 보면서도, 오랜 시간 당국의 느슨한 총기관리체계가 불법을 키운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공공이 운영하는
총과 실탄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시중에 퍼졌는지 알 길이 없다. 개인이 쉽게 만들 수 있는 사제총은 어떤가. ‘인천 송도 총기 살인’ 등 인명을 살상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더 이상 총기 안전지대가 아닌 대한민국의 현실과 관리·제도상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테러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치달을 가능성을 막을 대안을 모색한다. 사격 선수용 실탄 수백 발과 개조된 총기를 2년여 전 사들여 사냥에 사용한 남성들이 최근 뒤늦게 적발됐다. 실탄 구매부터 미허가 총기 사용까지 모든 과정이 불법이었지만, 수사기관 단속과 법망을 피한 것이다. 불법 총·탄이 시중에 퍼져 있고 사제 총기로 인한 사건이 한국 사회에서도 끊이지 않는 만큼, 총기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70대 남성 A씨와 40대 남성 B씨를 불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2023년 초 프로 사격 선수들이 주로 쓰는 22구경 실탄(지름 약 5.6㎜) 수백 발씩과 개조 총기 1정씩을 유통업자 C씨로부터 각각 불법 구매해 소지한 혐의다. A
경기 지역 등 수도권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밤사이 비가 쏟아져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수도권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 기준 경기 지역 31개 시군 가운데 광명, 과천, 안산, 시흥, 김포, 동두천, 수원, 안양 등 23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경기북부 지역은 이날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도라산(파주) 143.5mm, 문산(파주) 135mm, 연천 124mm, 양주 117mm, 동두천 107.5mm, 포천 107mm, 의정부 56mm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경기남부 지역에도 집중 호우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시간당 강수량은 이동묵리(용인) 45.0mm, 오산 41.0mm, 향남(화성) 40.5mm, 송탄(평택) 33.0mm 등을 기록했다. 밤사이 비가 내려 경기지역 곳곳에서 호우 피해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이날 오전 2시25분께 양주시 백석읍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려 집 일부가 무너졌으며 주민이 자력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앞서 오전 1시35분 파주시 월롱면의 한 도로에 물이 차올라 차량이 침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 집중호우로 수원시 화산지하차도가
성남시 수정구에서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 둘을 둔 A씨는 방과 후 정자동 등지 학원가에 보내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근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이 담긴 음료수를 학생들에게 건넨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경기도 내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학원가이자 강남과 거리로도 가까운 곳에 자녀를 보내는 A씨도 안심할 수 없어서다. A씨는 "경기도에서 (마약) 피해 학생이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거라 생각하며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SNS 등을 통해 마약이 손쉽게 유통되는 게 이미 문젠데, 학교나 지자체가 나서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예방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수' 사건에 분당·평촌 등 도내 대형 학원가와 이곳에 자녀들을 보내는 학부모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친숙한 '에너지 음료' 등을 둔갑한 마약 음료를 일상에서 무심코 집어들어 피해를 당한 점을 고려해볼 때, 교육당국 차원의 특단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양시 평촌의 학원가도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는 모습이다. 평촌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건설 현장 사망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874명으로, 전년(828명)보다 오히려 46명 늘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40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건설노조를 '건폭'에 빗댔다.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히 단속해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는 것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들은 "법을 지키며 땀을 흘리는 조합원들까지 매도하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건설현장을 직접 체험해 본 기자가 겪은 현장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전한다. → 편집자 주 예기치 않은 막내 등장에… '반가움 반 낯섦 반' 팀원들 경험 부족한 기자에 주의 당부 작업 마칠 때까지도 안전 강조 위험해도 현장 이끄는 '동료애' 尹 대통령 발언 취지에는 공감 "법 지키는 사람들도 엮어 불편" 지난 3일 오전 7시20분께 의왕시 내손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 3층. 현장 입구에서 건물 내부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미로처럼 설치된 '동바리'를 10분 정도 헤쳐나가자 멀리서 천둥 치듯 '우르르 쾅쾅' 굉음이 들려왔다. 소리 속으로 다가가자 아파트 세대 내부 벽체 거푸집을 연신 뜯어내던 해체팀의 맏
시민 10명 중 2명꼴로 농업에 종사하는 여주시에서 친환경 고구마·감자농사를 짓는 고석재(57)씨의 '농사시계'는 지난 2월1일부로 사실상 멈췄다. 법무부 등 정부 관계자들이 고씨의 농장에 들이닥쳐 고씨와 함께 일하는 미등록(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12명을 연행해간 날이었다. 그로부터 3주 뒤 이들의 숙소에서 6명이 더 붙잡혀갔다. 고씨는 "'합법' 외국인을 구하려고 백방 노력해도 올 사람이 없다. 수십 년 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이제 여기(여주) 농촌인력의 90% 이상이 미등록 외국인들인데, 대책 없이 잡아가면 다 죽으라는 거냐"고 울먹였다. 그는 4천만원에 이르는 벌금도 물게 됐다고 한다. "합법적 인력 백방 구해도 없어" 여주 고구마 창고, 일손 없어 부패 지난 24일 찾은 고씨 농장 창고에는 썩어 부패가 진행되는 고구마가 플라스틱 보관 박스에 수북했다. 상품성을 잃어 이미 쭈그러진 고구마를 손으로 누르니 끈끈한 진물이 나왔다. 지난해 수확한 고구마를 선별·세척해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일손이 없어 놔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고구마 농사의 출발인 종자 놓는 시기(3월 중순)를 놓쳐 결국 한해 농사를 접은 판이다. 여주 농가에서 나오는 농작물 가운데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 수원 성곽이 빛으로 물들었다. 지난 24일 시작된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화홍문, 남수문 그리고 두 문 사이로 흐르는 수원천 일대를 캔버스 삼아 시민들의 밤을 별빛으로 수놓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화서문 일대에서 첫 선을 보였을 때, 30만명이 넘는 시민을 불러모으는 등 '깜짝 흥행'을 일으켰던 미디어아트쇼가 올해 '만천명월(萬川明月) 정조의 꿈, 빛이 되다 시즌2-개혁신도시 수원화성'의 주제로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조선 후기 여민동락을 위한 개혁 정치에 앞장섰던 정조대왕의 꿈을 담은 테마는 지난해와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종전보다 규모를 키워 키네틱·인터랙티브·라이팅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융합한 형태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이는 등 풍성한 이야깃거리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정조의 개혁 정신, 화홍문에 빛이 되어 이번 미디어아트쇼에서 단연 관람객의 시선을 끄는 것은 화홍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 공연 '개혁 신도시 수원화성'이다. 공연은 김형규, 하준수, 장지연, 홍유리 작가의 작품을 연작 형태로 20여 분간 전개된다. '개혁'이라는 단어가 품은 진취적인
비디오아트 선구자 백남준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이 막을 열었다.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제2전시실에서 오는 2023년 1월 24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백남준의 옛 미디어 설치작품과 레이저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백남준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빛'과 그 가능성은 이번 전시의 핵심 테마다. 백남준의 빛은 촛불로 시작해 텔레비전과 비디오, 그리고 레이저 작품에 이르며 끝없는 변화를 모색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이 지난 1995년 독일 뮌스터 외곽의 작은 교회에 설치했던 '바로크 레이저'를 오마주한 작품 '바로크 레이저에 대한 경의'로 문을 연다. 당시 백남준은 순례자들을 위한 교회로 활용되던 '교회의 조건'을 훼손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의 내용과 미학적 측면 모두 바로크 성당이라는 주어진 건축적·역사적·종교적 맥락을 따라가도록 했다. 내년 1월 24일까지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국내서 접하기 어려운 설치 작품 등 구성 이번 오마주 작품에서는 형식적 특징에서 나아가, '바로크 레이저'가 홀로그램에 가까운 3차원 이미지를 영사하는 장치로서 레이저의 가능성을 실험한 것에 주목했다. 백남준
수원문화재단이 수원 북문에서 새롭게 펼쳐지는 전통문화 체험인 '세시풍속-북새통' '봄비로 윤택해질 곡우' 행사를 오는 23일 수원전통문화관에서 연다. 곡우는 봄비가 내려 곡식을 윤택하게 만드는 절기이다. 이번 행사는 올해 '세시풍속-북새통' 시리즈의 첫 행사로, 오랜 기간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시민들에게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이번 행사의 사전 예약자는 곡우 차 시음, 볍씨 담그기, 목화꽃 DIY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현장 방문객의 경우 조기 엮기 체험, 절기 OX 퀴즈, 소원 적기 이벤트 등의 행사에 참여 가능하다. 아울러 이번 행사에는 수원문화재단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재단 열 살 생일잔치 전시도 열린다. 이 전시에서 출산 의례·육아 돌상·돌잡이 상 등을 볼 수 있고, 배냇저고리와 턱받이 자수 놓기 등 전통공예 체험도 이뤄진다. 이밖에 재단은 이번 행사에서 수원화성 축조·정조대왕의 수원화성 행차 내용을 담은 VR 체험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봄비로 윤택해질 곡우' 사전 예약 프로그램은 수원전통문화관 네이버 예약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