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신안군 임자도 해상에서 전복된 ‘청보호’의 인양작업이 본격화 되면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생존한 3명의 선원들이 기관실 침수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해경은 선체에서 뚜렷한 파공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해 사고원인이 미궁에 빠진 상황에서 수사당국이 어느 곳에 수사의 초점을 맞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포해경은 7일 오전 언론브리핑을 열고 청보호 전복사고로 인한 실종자 수색·선체 인양작업 현황과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한 수사방향을 밝혔다.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는 청보호 인양이 완료되면 합동정밀감식을 통해 밝힌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목포해경·서해해양경찰청 과학수사계·국립과학수사연구원·한국선박안전교통공단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팀은 인양된 선체에서 물이 빠지면 바로 선체의 기관실을 중심으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조사과정에서 과실 정황이 발견되면 책임자를 입건한다는 것이다. 해경은 생존 선원 3명이 진술한 사고 당시 상황을 토대로 청보호 선주와 선박 건조업체 대표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특히 청보호가 사고 전 4차례에 걸쳐 정비와 검사를 진행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건조와 관리 상의
코로나19가 휩쓴 지난 3년 동안 브리핑 현장에서 리드미컬하게 손을 놀리며 표정과 몸짓을 더하는 수화통역사의 모습은 이젠 친숙한 장면이 됐다. 하지만 수어를 언어로 사용하는 광주지역 청각장애인(농아인)들의 삶은 코로나 이후 더 피폐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시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은 1만 783명에 달한다고 2일 밝혔다. 청각장애인들은 듣지 못하기에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농아인들은 병원이나 은행, 공공기관 등 개인업무를 볼 때 이들의 언어인 수어를 통역해 줄 수 있는 ‘수화통역사’를 동행해야 한다. 하지만 광주시나 5개 자치구 등 공공기관에는 상주하는 수화통역사가 아예 없고 1만 여명이 넘는 광주지역 농아인들의 수어 통역을 해주는 수화통역사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농아인들은 수화통역사가 필요할 때 ‘빛고을 수어누리’ 앱이나 광주시장애인복지관 수어통역팀에 직접 문의해 신청할 수 있지만, 현재 광주시장애인복지관에는 6명의 수화통역사만이 근무를 하고 있다. 지난 2019년만 해도 18명이었던 수화통역사는 자격증을 2년 동안 따지 못하면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한다는 점과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처우 등의 이유로 계속
“설 명절 집을 비운데다 한파까지 겹쳐 동파 수리 의뢰가 빗발치는데, 가뭄에 동파로 버려지는 물이 너무 아깝네요” 26일 오전 광주시 북구 각화동 한 아파트에서는 공사현장을 방불케하는 드릴소리가 귀청을 울렸다. 최정혜(여·45)씨 집에서 파손된 수도관을 수리하기 위해 베란다 벽을 뜯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최씨는 동파를 확인한 지난 25일 곧장 수도관 출장 수리 업체에 전화했지만 예약이 밀려있어 하루 뒤에나 수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른 업체에도 전화해봤지만 다들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하루 동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최씨는 “전날 세탁기를 돌렸지만 물이 나오지 않아 심장이 철렁했다”며 “설 명절에 친정인 해남을 4일간 다녀오면서 집을 비운 사이 보일러 급수 배관이 얼어붙어 버렸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날 수도관 설비에 나선 김동일(54)씨는 수도관을 물수건으로 덮은 뒤 뜨거운 스팀을 연신 뿌려댔다. 30분 가까이 지나 배관 외부를 타고 물줄기가 흐르기 시작하자 김씨는 “아이고” 탄식을 질렀다. 수도관이 파손됐다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수도관의 물이 얼면서 부피가 팽창했는데, 오래된 배관이 그걸 견디지 못하고 깨진 것”이라
#.광주에 위치한 A모텔은 크리스마스·연말용 요금표를 내걸었다. 평소 5만원~10만원(주말기준)인 숙박비가 24일에는 12만원~30만원으로 올랐다. 이날 숙박 예약은 불가능하고 입실도 자정 이후에나 가능하다. 업소 관계자는 “대실 손님이 많을텐데 취소 가능성이 있는 숙박 예약을 받을 수는 없다”며 “아예 대실만 하고 숙박 손님은 안 받는 모텔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모(여·37)씨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부모님과 함께 기분좋은 여수 여행을 계획했지만,출발하기도 전에 기분이 상했다. 이달초 여수시 돌산읍 한 펜션을 숙박업소 중개 앱을 통해 예약했지만, 여행 출발 10일전인 지난 12일 갑자기 숙소로부터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직원이 바뀌는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않아 초과 예약을 받았다는 게 취소의 이유라지만, ‘크리스마스 바가지 상술’이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얼리버드 특가로 싼 가격에 예약이 진행돼 업체측에서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고 예약을 취소 한 것 같다”면서 “부랴부랴 숙박업소를 찾아 헤맸지만 크리스마스와 주말, 성수기가 겹쳐서 이미 24~25일 숙박비가 평소 다른 주말과 비교해 3배까지 가격이 치솟아
광주시는 요즘 “내년 3월까지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제한급수를 해야한다”며 시민들에게 물 절약을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있다. 갑작스런 ‘제한급수’ 메시지를 받아 든 시민들은 당황스럽고,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제한급수는 상수도 시설이 열악하고, 개발이 더딘 일부 국가나 섬 지역에서나 있는 현상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뭄하면 떠오르는 도심 내 가로수 고사나 하천 물이 바짝 마르는 현상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상에서도 ‘심각한 가뭄’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시민들의 얘기이다. 특히 상당수 시민은 올 들어 전국적으로 ‘가뭄’이라는 단어는커녕 오히려 ‘물 난리 피해’ 등이 주요 뉴스를 장식했던 터라 제한급수를 운운하는 광주시의 메시지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김현숙(43·광주시 북구)씨는 “거주하는 인근 석곡천에 물이 여전히 흐르고, 무등산 자락이나 도심 내 가로수도 푸르고, 단풍도 곱게 물들었는데 갑자기 제한급수라는 말이 나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뭄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과 걱정에도, 광주시는 현재로선 물 절약과 함께 큰 비를 기다리는 것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세월호 이후 단일 사고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도 생때같은 자녀를 잃은 부모의 슬픔은 계속됐다. 3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 모(55·광주시 서구)씨는 정신을 잃고 오열하고 있었다. 두 달전 서울에 있는 백화점에 취업한 딸 (23)이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고로 숨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말을 하던 딸이 지난 7월 서울에서 일자리를 구했다고 했을 때만 해도 기특한 마음에 응원을 했다고 한다. 어린 딸을 서울로 보낸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스무살부터 계속해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딸이 어엿한 사회인이 된다는 생각에 어렵게 승낙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보니 직장생활을 하라고 서울로 보낸 내 선택이 딸을 죽음으로 몬 것 같다”며 가슴을 쳤다. 김씨는 29일 딸이 광주 친구들과 만나 이태원에 놀러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30일 새벽 이태원의 사고 소식에 깜짝 놀란 김씨는 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고 한다.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계속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새벽 6시께 딸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생면부지의 사람이었다. 이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