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 언제부턴가 점점 그토록 오래 맑고 깊게 출렁거릴 거라 믿었던 것들은 해독하기 어려운 적막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기슭에 가까운 것들은 흙냄새와 물 냄새를 반반씩 걸친 채 오고 가는 것들을 내버려두고 있다 관심이 없는 것인지 속수무책인 건지 쌓인 것은 썩고 새로운 것은 없이 바닥은 처음부터 맨 처음을 가장 낮은 곳에 새긴다 모든 것을 다 비우고 나서야 알 수 있도록 계속해서 사라지는 것들의 눈빛마저 선명하도록 사라지고 없을 자리에 다시, 어떤 것들은 새로운 것을 등록하기도 한다 ☞ 가덕도 갯벌이 사라졌다. 바다의 길을 막고 제방을 쌓아 갯벌은 이미 말라버렸다. 한때 그토록 푸르게 출렁이던 곳이었는데 인간의 이기심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나 보다. 갯벌에 의지하며 살던 뭇 생명들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다. 그 자리에는 다시 들꽃이 오고 개미가 오고 사람이 오고 빌딩의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지만 수만 년의 시간이 단 몇 년 만에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가덕도는 창원시 의창군에 속해 있다 지난 1989년 부산으로 편입됐다. 부산과 진해 바다에 걸친 큰 섬이었으나 1997년 부산 신항의 개발로 인해 육지와 연결되고 바다를 막아 육지화하면서 이제 더 이상 갯벌을
성주사 간다 진 짐 버거운 날엔 곰절 간다 시공時空 넘나든 그때 그 사내처럼 에움길 더듬어 곰절 간다 아득아득 멀다는 니르나바 가는 길 그 사내 간 길 찾으면 무아삼매無我三昧 죽비 한 대면 닿을 것 같아 걷거나 기거나 날거나 불성 지닌 것들과 너나들이하며 곰절 간다 닫힌 듯 열려있는 산문 건너면 화엄 고요 부르는 천선 골짝 요천청류樂川淸流 오래전 비밀 어쩌면 알 것 같은 적막을 보리菩提인양 쓰고 있는 늙은 소나무들 곁눈질하며 속박의 덫 벗어난 그 사내 곰으로도 부처로도 불리던 그 사내 여전히 다른 무엇으로 이곳에 머물고 있을 듯해 무슨 쓸모로 이생에 나왔는지 무엇이 내 것인지 궁금한 날 집 한 채 짊어지고 곰절 간다 불모佛母 품에 결가부좌 튼 천년 불심 산가람山伽藍 곰절 찾아간다 ☞ 성주사는 창원 일대 최고봉 불모산 자락 한가운데 자리 잡은 중부 경남 최대 최고의 명찰이다. 도심에 가까우면서도 심산유곡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곳으로, 사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숲과 더불어 요천청류(樂川淸流)로 불리는 맑은 계곡물이 사철 흐르고 있어 불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는 공간이다. 성주사는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이 창건하여 ‘금(金)절’이라
솔밭 그늘에 누워 하늘을 보면 수없는 솔바늘이 바느질한다 드넓은 하늘에 넘치는 옷감 비 개인 오후엔 색동옷 만들고 저녁놀 따다가 분홍 옷도 만들고 아가구름 사슴구름 오리구름도 한 번은 옷섶을 다듬다 가고 살래살래 풋바람 저울질하는 그런 날엔 하늬바람 속살을 깁고 날마다 조각달 기워가다가 동그란 내 구슬에 무슨 수를 놓을까 ☞ 더위가 한풀 꺾이자 저녁에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떼지어 울던 매미가 사라지고 어느새 창가에 풀벌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나무 푸른 향을 맡으며 하늘을 바라보고 싶은 청명한 날이다. 솔밭 그늘에 누워 하늘을 보면, 하늘을 향해 뾰족뾰족 내뻗은 솔잎은 솔바늘이 된다. 수많은 솔바늘이 부지런히 움직여 하늘에 수를 놓는다. 비 갠 오후, 앞산에 생긴 무지개를 끌어다 색동저고리를 만든다. 저녁 무렵에는 노을빛을 따다 예쁜 분홍 치마도 만든다. 불어오는 바람의 결을 잡아 바람 무늬를 수놓고, 아기자기한 구름이 지날 때는 그 옷섶도 매만져준다. 밤이면 어두운 하늘에 샛노란 조각달을 만든다. 달은 날마다 점점 차오르고, 솔바늘은 마침내 환한 보름달을 완성할 것이다. 보름달 같은 내 구슬에는 무슨 수를 놓을까. 떡방아 찧는 토끼를 수놓을까,
삼랑진 가는 기차- 이월춘 내일이면 늦다 사랑이여 종종걸음치는 가을바람에 실려 무작정 훌쩍 문을 열었지 세상으로부터 쫓기듯 움츠렸지만 제법 지쳐 있었을 양어깨를 펴고 기차와 가을 두 단어만 병렬로 이어 설렘과 윤기(潤氣)의 강가를 꿈꾼다 금지에 대한 금지를 스스로 다지며 시월의 사랑이 져버린 삼랑진의 옆구리쯤 마음의 미로를 헤매는 한 마리 들개 들꽃처럼 피고 진 사연들을 등에 지고 약간의 덜컹거림 끝에 당도한 술 한 잔 황혼을 업고 돌아오는 가벼운 취기에 수많은 사연들 풍경이 되니 정말 내일이면 늦다 사랑이여 ☞만어사 석불 삼랑진, 밀양의 삼대 신비로 불린다는 얼음골, 땀 흘리는 표충비와 더불어 만어산 암괴류 돌너덜이 있는 곳. 예전엔 창원에서 기차 여행을 하기 좋은 곳이라 가끔 갔던 곳. 지금은 그런 풍류가 사라지고 없지만 자주 생각나는 곳이다. 봄이면 원동 매화가 사람을 부르고, 사철 낙동강의 웅웅거리는 세월의 말씀을 듣고 싶은 곳. 만어사 석불에게 내 간절함을 올리고 돌아나오면,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것도 아니고, 너럭바위도 아닌, 서로 몸 비비며 사는 만 마리의 물고기 바위들을 만나 세상의 부질없음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곳. 미륵전 아래 첩첩이 깔린
첫사랑- 이서린 오래된 사진 속 온 천지 꽃 사태 봄눈처럼 흩날린 날 만지면 번질 것 같은 벚꽃을 배경으로 단발의 소녀는 철없이 웃고 있었다 와르르 떨어지는 꽃잎인 줄 알았지 하, 그놈의 입술인 줄 미처 몰랐다 그 봄, 분홍의 꽃들이 여좌천을 따라 흘러가고 사랑의 언약들도 꽃처럼 피고 졌다 사진 속 얼굴이야 잊으면 그만인데 꽃 지듯 지난 날 지고나면 그만인데 꽃이 지면 어쩌나 애태우던 봄 꽃물 번져 두근거리며 지새웠던 밤 달의 주기도 다 채우지 못해 짧아서 가련한 나의 첫사랑이었다 ☞진해 로망스 다리 앨범을 정리하다가 마주하는 추억은 아름답고 슬프다. 이미 지나갔기에, 다시는 올 수 없기에. 오래전 봄의 한 때는 청춘을 상징한다. 봄은, 봄꽃은 그렇게 짧아서 애틋하다. 이만한 봄꽃이 있을까. 해마다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드는 생각이다. 그 화사함이란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도 남는다. 특히 진해의 여좌동에 있는 약 4㎞에 이르는 여좌천변의 벚꽃은, 압도적인 화려함과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로망스 다리. 여좌천 벚꽃 길은 지나나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인다. 하천 따라 이어진 벚꽃터널은 탄성이 저절로 터
어느 시인이 말하길 다리를 빨리 건너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다리를 천천히 건너서 외롭지 않은 곳 구산면 육지와 저도 연륙교를 연결한 콰이강의 다리 바람이 들어오는 사람의 등을 밀다가 돌아가는 사람은 세차게 가슴을 미는 곳 이쪽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저쪽에서 차를 마시고 저쪽에서 만든 사연이 이 쪽 느린 우체통에 들어간다 서로 손을 잡고 스카이워크를 건너온 연인들은 사랑의 열쇠를 채우고 비밀번호를 잊은 채 돌아간다 좋은 추억은 세월을 더디게 건너와도 반가워서 연인들은 다리를 인연으로 읽고 필연이라 말한다 ☞창원 구산면 콰이강의 다리 저도라는 섬은 그 지형이 마치 돼지가 누워 있는 형상과 비슷하다고 하여 돼지 저猪 자를 써서 저도라 하는 데 1987년 저도 섬과 마산 구산면의 육지를 연결한 철제 교량이 연륙교로서 지금 콰이강의 다리로 불린다. 연륙교 바로 옆의 교량은 2004년에 설치되어 보행자 전용으로 이용되다가 한 때 철거까지 거론 되었으나 관광자원 보존 차원에서 유지되었다. 2016년에 교량의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국내 최초 수면 위에서 바다를 횡단하는 스카이워크로 리모델링에 성공하여 2017년 3월 개장 후 5개월 만에 50
강상희(창원시 공보관 정책홍보 담당)씨 부친상= 강종태씨 별세. 11일 오전 1시, 창원시립상복공원 장례식장 8호, 발인 13일 ☎ 055-712-0900
경상남도 ◆4급 △기후환경산림국 산림정책과장 강명효 ◆5급 △소통기획관 홍보지원담당 석상옥 △경남평생교육진흥원 파견 윤명희 △청년정책추진단 청년정책담당 문병춘 △〃 청년교류담당 황순영 △〃 청년지원담당 김종식 △기획조정실 뉴딜추진단 재정컨설팅담당 윤희숙 △〃 대외협력담당관 대외협력담당 정연광 △〃 대외협력담당관 지역혁신지원담당 김주현 △〃 디지털정책담당관 파트장 이숙현 △〃 정보담당관 정보기획담당 백영철 △산업혁신국 산업혁신과 ICT전자융합담당 김도현 △〃 산업단지정책과 산업단지계획담당 전철호 △ 미래전략국 동남권전략기획과 광역특별연합준비TF 최석완 △자치행정국 행정과 보훈담당 양동호 △국가기후환경회의 파견 복귀 전상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파견 안영진 △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 파견 김동환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기획단 파견 이수진 △〃 규제자유특구기획단 파견 복귀 홍연화 △경남관광재단 파견 권진경 △여상가족아동국 아동청소년과 청소년담당 서영신 △기후환경산림국 산림정책과 산림정책담당 김정구 △〃 산림정책과 산림조성담당 천인수 △ 의회사무처 조정삼 △〃 이수미△ 농업기술원 경리담당 박상임△ 인재개발원 교수요원 박필제 △보건환경연구원 총무담당 김만수△수
문화다양성 반영 다양한 색채·이미지 지역정서 이해 기존 도시재생과 달라 협업공간 '한치각'의 남다른 한 치(an inch). 기존의 것을 허물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도시재개발로 인해 과거부터 이어진 문화공동체의 파괴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이뤄졌고 그 결과 주민과 그들이 간직해 온 동네 문화를 기반으로 쇠락한 도시를 되살리는 데 목적을 둔 '문화적 도시재생(이하 문화재생)'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시재생의 결과로 졸지에 관광지에 살게 된 주민은 "제발! 사람 사는 곳입니다!"라고 부르짖으며 대문을 더 굳게 닫는다. 더는 새롭지도 않은, 도시재생이 이뤄졌다는 전국 곳곳에서 숱하게 펼쳐진 풍경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의 이태원으로 불리며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 평택시 신장동에서 또 하나의 도시재생이 등장했다. 본래 '송탄'으로 불렸던 이곳은 미군 부대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도시다. 1952년부터 미군기지가 있어 미군과 그들을 찾아오는 전 세계인들이 모였던, 그래서 과거 '이상한 곳'으로 치부됐다가 '재미있는 곳'으로 주목받다가 코로나19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곳이다. 또 미군기지라는 제약 때문에 큰 개발을 할 수 없어 1950년대 골목길과
권태경(권민호 전 거제시장·박세정씨 장남)군과 모혜인(황채원씨 차녀)양= 4월18일(일) 오후 1시 거제 웨딩블랑 3층 그랜드홀 ☏632-0088(웨딩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