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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시계가 멈춘 도시에 색으로 불어넣은 활기…평택 신장동 협업공간 '한치각' 주목

조두호(양평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전문기자

 

 

문화다양성 반영 다양한 색채·이미지
지역정서 이해 기존 도시재생과 달라


협업공간 '한치각'의 남다른 한 치(an inch).

기존의 것을 허물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도시재개발로 인해 과거부터 이어진 문화공동체의 파괴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이뤄졌고 그 결과 주민과 그들이 간직해 온 동네 문화를 기반으로 쇠락한 도시를 되살리는 데 목적을 둔 '문화적 도시재생(이하 문화재생)'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시재생의 결과로 졸지에 관광지에 살게 된 주민은 "제발! 사람 사는 곳입니다!"라고 부르짖으며 대문을 더 굳게 닫는다. 더는 새롭지도 않은, 도시재생이 이뤄졌다는 전국 곳곳에서 숱하게 펼쳐진 풍경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의 이태원으로 불리며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 평택시 신장동에서 또 하나의 도시재생이 등장했다. 본래 '송탄'으로 불렸던 이곳은 미군 부대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도시다.

1952년부터 미군기지가 있어 미군과 그들을 찾아오는 전 세계인들이 모였던, 그래서 과거 '이상한 곳'으로 치부됐다가 '재미있는 곳'으로 주목받다가 코로나19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곳이다.

또 미군기지라는 제약 때문에 큰 개발을 할 수 없어 1950년대 골목길과 미군 부대 물자를 수송하던 기찻길까지 그대로 남아 있는 지역이다. 시계가 멈춘 듯한 도시의 모습에 주민들은 기찻길 철거부터 개발을 요구해 왔다.

 

 

드디어 시작된 송탄의 도시재생은 기존의 것과 다른 면모다. 예술단체 'BS Contents(Big Staff)'와 그들이 신장동 쇼핑거리에 문을 연 비영리복합문화공간 '협업공간 한치각'(공동대표·빈울·이생강)이 그 중심에 있다.

빈울은 평택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송탄의 문화를 흡수한 인물이며, 문화재생 전문가인 이생강 공동대표가 합류해 기획의 촘촘함을 더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지역을 떠나는 예술가들과 달리 정주성을 확보했으며, '우리는 왜 바뀌지 않느냐'고 말하는 주민에게 '우리 이대로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라포(rapport)도 형성한 상태다.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긴 신장동 쇼핑거리에 1층 카페, 2층 지역 역사를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장, 3층 루프탑 등으로 구성한 협업공간 한치각이 탄생한 것도 지역의 정서와 당장 필요한 것을 명확하게 이해한 것에서 가능했으리라 본다.

또 첫 프로젝트로 골칫거리였던 기찻길과 그 주변 벽에 신장동의 특징인 문화 다양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다양한 색채와 이미지로 꾸민 '컬러풀 스트릿 프로젝트'를 선보였는데, 예술가 개인의 기술과 아이디어만 난무했던 일련의 벽화들과 분명 다른 결이다.

그 자신이 주민인 예술가를 주축으로 한 팀이 운영하는 협업공간 '한치각'에서 기존의 도시재생과는 남다른 한 치(an inch)를 주목한다.

/조두호(양평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전문기자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