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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익충이긴 한데… ‘벅’찬 러브버그떼

인천 곳곳 대량발생, 공생법은

‘생태계 유익’ 불구 혐오감 일으켜
낙엽 밑 유충·살충제 저항성 발견
“수명 1~2주, 강한 빛으로 관리를”

도심 곳곳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개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다. 러브버그는 사람에게 병을 옮기거나 나무를 병들게 하는 해충이 아닌 생태계에 유익한 익충인 만큼 공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오전 11시 20분께 인천 남동구 남동체육관 인근에서 남동구보건소 현장팀 직원들이 방제작업에 한창이었다. ‘긴급방역’이라고 쓰인 트럭에 실린 연무방역기에서는 무색 액체가 나와 공중에 분사됐다.

 

남동구보건소 보건행정과 관계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한 주간 러브버그 민원이 250건 이상 접수돼 야간과 주말 관계 없이 방제작업을 진행했다”며 “약품을 약 300배 이상 물에 희석해 사용해 최대한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남동구를 비롯한 서구, 연수구 등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은 급증한 러브버그 관련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연일 이른바 ‘친환경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날개가 약한 개체에 물을 뿌려 모여있는 개체가 분산되도록 살수 작업도 하고 있다.

 

이날 계양구도 지난 주말 러브버그가 떼로 출몰한 계양산(6월30일자 6면 보도)에서 방제작업을 벌였다. 계양구에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359건에 달했다.

 

인천시도 실내에 유입된 러브버그를 휴지, 빗자루 등 물리적 방법을 이용해 제거하라는 ‘대처 요령’을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도심 불빛에 잘 유인되는 러브버그를 막기 위해선 야간에 조명의 밝기를 최소화하고, 외출 시 러브버그가 좋아하는 밝은 색 대신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으라고 안내했다.

러브버그 개체 특성과 방제 방식을 연구하고 있는 국립생물자원관은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된 러브버그가 국내에서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성충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브버그는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2022년부터 대량 발생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유충으로 월동기를 보낸 뒤 성충이 되면 수명은 1~2주 정도로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신승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겨울철 도심의 열섬현상으로 인해 토양 온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러브버그 유충이 견딜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외래 유입종 특성상 천적이 없어 국내에 적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충의 수명이 길지 않지만, 대량으로 발생해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러브버그와 공생할 방법은 없을까.

 

신승관 교수는 “이미 유입된 개체들을 완전히 퇴치하기는 어렵다”면서 “불빛에 이끌려 민가로 향하기 때문에 이동 경로에 더 강한 불빛을 설치해 개체를 서식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등 ‘관리’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이어 “러브버그 유충은 낙엽 밑에 있어 살충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가, 유전체를 연구했을 때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곤충을 죽일 수 있는 살충제 사용은 러브버그가 아니라 다른 종들이 사라지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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