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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작은 공간, 큰 감동, 배우들의 숨결…‘소극장’에서 만나요

‘광주소극장축제’ 한달간 개최
공연일번지·지니아트홀 등 7곳
연극·오페라 등 8개 작품 공연

 

 무대와 객석 사이 고작 몇 걸음, 배우의 숨결이 들리고 눈빛 하나로 감정이 전해지는 거리. 대극장에선 느낄 수 없는 밀도 높은 경험이 소극장이 주는 연극의 감동이다.

광주의 여름, 특별한 공간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1일 막을 올리는 ‘2025 제28회 광주소극장축제’가 이달 말까지 펼쳐져 연극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이번 축제는 한 달간 기분좋은극장, 공연일번지, 예술극장 통, 지니아트홀 등 광주 7개 소극장에서 이어진다. 주제는 ‘작은 공간, 큰 감동’. 연극, 창작극, 오페라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 8편이 무대를 채운다.

개막작은 ㈜플레이팩토리의 ‘흉터’. 기분좋은극장에서 1일부터 한 달간 장기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대학 시절 비극적인 사고를 되짚기 위해 다시 산을 찾은 두 남자, 그리고 그들을 기다리는 미스터리한 산장. 서늘한 공포와 인간 내면의 죄책감을 담은 이 작품은 심리극의 긴장감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석봉준 극본·연출)
 

예린소극장에서는 4일부터 6일까지 20세기 명작을 만나볼 수 있다. 극단 예린의 ‘오발탄’은 이범선의 동명 단편소설을 낭독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한국전쟁 이후 피폐한 현실과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연극인 윤여송이 무대에 올라 가족을 지키려는 절박한 몸부림과 총알처럼 흩어지는 삶의 조각들을 읽어내려간다.(이범선 원작, 윤여송 연출)

예술극장 통에서는 극단 청춘의 ‘헤더웨이가의 유령’(7~16일까지)이 무대에 오른다. 오래된 집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통해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내용이다. 기이한 존재, 무덤과 연결된 전화기, 100년 전 그림 속 여인 등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장치들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존 머레이 극본, 오설균 연출)

공연일번지에서는 연극문화공동체 DIC의 두 작품이 연달아 관객을 만난다. 오는 7일부터 16일까지 공연되는 ‘그대는 봄’은 치매라는 현실 앞에서도 우정을 지키려는 세 할머니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낸다. 오랜 세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냈던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김정숙 극본, 임홍석 연출)

이어 21일부터 30일까지 상연되는 작품은 외젠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 ‘의자’. 두 노인이 보이지 않는 손님들을 위해 계속해서 의자를 놓는 장면은 현대사회의 허무 혹은 본질적인 고독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정문희 연출)

씨어터 연바람에서는 11일부터 13일까지 푸른연극마을의 ‘장인표 상사, 공적을 청원하다’가 관객들을 만난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항명을 선택한 한 군인의 고백을 중심으로 오월의 진실과 이후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풀어낸다. (채희윤 원작, 이당금 연출)

지니아트홀에서는 지니컬쳐의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15~16일까지)이 무대에 오른다. 오늘도 연습과 오디션을 거듭하며 무대를 준비하는 배우들의 치열한 현실과 그 안의 유쾌한 에너지를 담았다. 꿈과 열정이 교차하는 무대 뒤의 풍경이 위트 있게 펼쳐진다.(박명진 극본·연출)

30일 오후 3시 광주아트홀에서는 사단법인 빛소리오페라단의 ‘마술피리’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소극장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밤의 여왕에 맞서 사랑과 지혜로 성장하는 왕자와 파파게노의 모험을 담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최덕식 연출, 박미애 지휘)

한편 올해로 28회를 맞은 광주소극장축제는 1998년 문예진흥기금 지원으로 처음 시작됐으며, 2020년부터는 공연예술 전 분야로 영역을 넓혀 진행되고 있다.

지역 극단에게는 소중한 무대의 기회를, 관객에게는 연극 본연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해 왔다.

임홍석 광주소극장협회장은 “소극장은 단순히 작은 극장이 아니라 관객과 예술이 직접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지역 예술인들의 진정성 있는 창작 무대를 통해 관객 여러분도 연극의 매력을 새롭게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료 각 3만원, 티켓링크·아트패스 예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