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과 최근 중국 정부의 ‘한일령(限日令)’에 따른 여파로 인천 주요 관광지의 중국 여행객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오후 찾은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개항장, 신포국제시장 일대. 이날 만난 상인들은 “최근 두 달 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늘어난 것을 실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9월29일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입국이 허용된 이후 이전보다 두 배 정도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났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설명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탕후루 점포를 운영하는 김미자(39)씨는 “이전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평일 5일 중 2일 정도 왔었다면 요즘은 거의 매일 온다. 보통 주말엔 잘 안 오는데 주말까지 단체관광객이 온다”며 “체감상 전보다 두 배 이상은 늘었다”고 말했다.
중저가 관광호텔이 많은 월미도 역시 중국인 관광객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 양승구 월미도상가번영회 부회장은 “올해 가을들어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단체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를 자주 목격하고 있다”며 “최근 월미도 중저가 관광호텔들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만실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52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4만명)보다 18.5% 증가했다. 국가별 입국자는 중국(171만명), 일본(105만명), 대만(55만명), 미국(37만명) 등의 순이었다.
여기에 최근 중일 갈등 수위가 높아지며 중국의 ‘한일령’ 반사 효과로 인해 연말 성수기 중국인 관광객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일본 여행 수요는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去兒)’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순 들어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는 한국으로 집계됐다. 그간 1위를 지켜온 일본을 제친 것이다. 항공권 결제 건수 1위도 한국이었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실질적인 특수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인천 지역 주요 관광지의 인프라, 콘텐츠 개선 등 고도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인천 주요 관광지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소비를 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현재 인천을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주로 중장년층인데다 여행업체가 지정·예약한 동선으로만 움직이며 일부 업체로만 소비가 몰리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양승구 부회장은 “6~7년 전만 해도 연령층이 낮은 중국인 관광객이 인천을 찾아 여러 업소들을 방문했지만, 요즘은 연령대 있는 관광객이 온다”며 “중국인 간편결제 서비스 위챗페이 사용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앞으로 일본을 가던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페이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장 우선적으로 지불·예약시스템 등 중국인 관광객의 불편 요소를 해결해야 한다”며 “인천에서 열리는 케이팝 관련 공연 콘텐츠를 인천의 관광 패키지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