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맑음인천 26.2℃
  • 맑음원주 25.2℃
  • 맑음수원 26.7℃
  • 흐림청주 24.3℃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포항 22.3℃
  • 흐림대구 22.6℃
  • 구름조금전주 26.4℃
  • 흐림울산 23.8℃
  • 흐림창원 24.4℃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흐림순천 24.5℃
  • 맑음홍성(예) 26.4℃
  • 제주 24.5℃
  • 구름많음김해시 25.1℃
  • 흐림구미 23.4℃
기상청 제공
메뉴

(경남신문) 경영공백에 고개 든 ‘민영화’… 수출입은행 “현재 계획 없어”

[초점] 위기의 KAI

인사 잡음 겪으며 매각설 모락모락
대기업 독점·지역경제 타격 우려도
정일영 의원 “정부 신중히 검토해야”

 

방산업계 호황에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과 장기간 수장 공백 사태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민영화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인사 잡음과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해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과 방산 생태계 과점 우려, 사천 지역사회의 타격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정부가 주도한 항공사업 재편을 통해 탄생한 KAI는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26.47%)과 국민연금 등 정부 지분율이 커 정권교체 때마다 인사 관련 잡음이 있었다. 대부분 관료·군 출신 낙하산 인사였고, 일부는 방산 비리 수사로 낙마하기도 했다. 결국 구조적 불신으로 이어지며 정권의 입김으로 경영 불안정이 발생한다는 인식으로 번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실적 부진 문제까지 겹쳤다. 지난해 실적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현대로템과 LIG넥스원 등과도 비교되며 위기감이 더욱 고조됐다.

 

결국 이 같은 상황에서 내부적으로도 민영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조적 불신을 끊을 수 있는 해법으로 재부상하면서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군용 중심 사업에 매달리는 현재 구조는 한계가 있고, 민간 항공기·위성·드론 등으로 영역을 넓히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힘을 보탰다. 더구나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 경영이 필수적인데 현재와 같은 정부 주도의 구조는 불가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민영화를 반대하는 쪽은 특정 대기업 독점에 대한 우려나 지역경제 파급, 장기투자 불안정성 등을 우려한다. 그간 시장에선 인수 후보로 한화와 LIG가 집중적으로 거론됐고, 특히 한화그룹은 KAI 매각설이 불거질 때마다 유력 인수 후보로 지목돼 왔다.

 

특히나 경남의 입장에서는 사천에 본사를 둔 KAI가 민영화 과정을 거친 후 결국 본사를 이전하거나,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겪는다면 결국 이는 지역사회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특정 대기업이 KAI를 인수할 경우 방산 생태계가 결국 과점으로 굳어질 수 있고, KAI가 민간 방산기업이 돼 실적 중심으로 흘러간다면 장기적인 연구개발(R&D)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단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에서는 당장 민영화 계획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제출한 자료를 통해 KAI의 민영화 계획이 현재 없음을 공식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제출 자료에서 “향후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필요시 KAI의 경영전략과 시장 상황을 검토해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3년간 민영화 시점, 단계, 조건 등에 대해 국회나 정부와 협의한 사례가 없었으며, 향후 관련 요청이나 건의사항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의원은 방위사업법에 따라 방산 기업의 지배구조 변동 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정부가 종합적으로 신중히 검토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