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부산일보) “조조 영화부터 남성 관객들이…” ‘슬램덩크’에 3040세대 ‘들썩’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흥행
만화책 보고 자란 세대 추억 자극
농구 실화 영화 ‘리바운드’도 주목

 

1990년대 종이 만화책 〈슬램덩크〉가 스크린에 부활하자 3040 세대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영화는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끝나는 겁니다” 같은 명대사를 소환하고 ‘꺾이지 않은 채’ 최강 고교팀과 맞붙는 모습을 그린다. 그 시절에 만화로 꿈과 희망을 키운 이들이 다시 전율을 느끼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8일까지 42만 121명이 관람했다. 주말인 6~8일 관객은 30만 9316명으로 전체 3위에 올랐다. 박스오피스 2위인 ‘영웅’이 동원한 주말 관객 32만 2674명보다 1만 3358명 적을 뿐이다. 같은 날 개봉한 ‘장화 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과 ‘스위치’ 중에서는 선두를 지키고 있다.

 

 

영화는 만화를 그린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연출과 각본을 맡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만화에서 중심이 된 강백호와 서태웅 대신 북산고 ‘단신 가드’ 송태섭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전국 고교대회 최종전인 산왕공고와 경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송태섭은 형을 잃었던 유년 시절과 작은 키로 농구를 해 온 옛 순간을 회상한다. 원작에 없는 과거 이야기가 덧붙여졌다.

 

영화는 〈슬램덩크〉 만화책을 보고 자란 3040 세대 등의 마음을 푹 건드렸다. 지난 주말 30~40대 SNS 단체방에서 ‘슬램덩크’가 화제가 됐고, 서점에서 원작 만화책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8일 밤 해운대구 한 영화관에서도 또래 남성 2~3명씩 ‘슬램덩크’ 상영관에 들어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상대 압박을 뚫고 끝까지 승부하는 내용에만 예전처럼 열광하는 게 아니다. 3D 애니메이션으로 부활한 주인공들의 움직임과 특징을 섬세하게 그리고, “난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같은 추억의 명대사도 입소문을 퍼뜨렸다. 후반부 승부를 결정짓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무음으로 처리하는 과감한 연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조태원(35) 씨는 “영화를 본 후 벅차오르는 감정에 집까지 뛰어가고 싶었다”며 “평소 사람이 없던 영화관에 이번처럼 조조부터 남자 관객이 많은 건 처음 봤다”고 했다.

 

 

극장판 ‘슬램덩크’는 꿈과 열정을 키운 옛 시절을 추억하게 만든다. 인지혜 드라마 작가는 “슬램덩크 만화를 본 세대 중에는 강백호나 정대만을 꿈꾸며 청춘을 보냈지만, 어느새 현실과 타협하며 사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영화에서 스케치로 그려진 인물들이 걸어 나오는 순간, 꿈과 열정이 많았던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김필남 영화평론가는 “원작자가 감독으로 참여하는 게 기대감을 높였다”며 “만화를 한 번이라도 봤다면 추억에 잠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슬램덩크’에 반응하는 관객이 늘면서 오랜만에 스포츠 영화가 주목받는 점도 관심을 끈다. 2008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2009년 ‘국가대표’ 이후 크게 흥행한 작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올림픽’과 ‘한국 국가대표’가 아닌 ‘고교 농구’가 주제인 점도 눈에 띈다. 이에 올해 개봉하는 고교 농구 영화 ‘리바운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 영화는 부산 중앙고 농구부가 고교 대회에서 후보 선수 없이 결승에 오른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현실판 슬램덩크’로 비유되고 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