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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매각 무산된 대구백화점 본점, 동성로 애물단지 되나

1일 잔금 미지급 이유로 계약 해제 공시…시장 상황 악화, 새 매수자 찾기 쉽잖아

 

매각이 무산된 대구백화점(이하 대백) 본점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새 매수자를 찾긴 쉽지 않아 대백 본점은 대구 중심가의 애물단지가 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대백은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유형자산 양도 결정' 정정 신고를 했다. ㈜제이에이치비홀딩스와 2천125억원 규모의 본점 매매 계약을 맺었으나 중도금과 막대금을 포함해 2천75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계약이 파기(매일신문 1일 자 14면 보도)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대백은 공시에서 '1월 20일 이사회에서 제이에이치비홀딩스에 처분키로 결의 후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최종 잔금 지급 기일인 10월 31일 매수인이 잔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1일부로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해제한다'고 알렸다.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이 예상됐던 일이란 얘기도 나온다. 계약 무산 전부터 매각 총액에 비해 계약금이 통상적인 수준(10%)보다 훨씬 적은 50억원에 그쳐 잔금을 제때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이 있었다. 실제 제이에이치비홀딩스 측은 두 차례 잔금 지급을 연기했고, 최근에도 지급 연기 요청을 했다가 대백 측이 거부한 바 있다.

 

대백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별도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진 않았다. 대백 관계자는 "기존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던 사안인 만큼 매각을 위한 새 매수자를 찾을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새 매수자를 찾는 작업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 데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상황에서 자금 시장마저 경색돼 이곳을 매입하려는 시행사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이곳을 사려는 사업 시행사는 금융권으로부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통해 돈을 빌리고 땅을 담보로도 돈을 끌어와야 하는 데다 시공사도 구해야 한다. 현재 시장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건설 대기업인 시공사가 장기적 관점에서 직접 나서면 모르겠으나 경기 흐름상 그럴 확률은 낮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분양 업계 관계자도 "대구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사업성이 떨어진다. 건설 대기업들은 대구에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며 "이미 시공사로 선정돼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구에서 새로운 일을 벌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다음 계약 때는 지금보다 매매 가격이 훨씬 떨어질 것이다. 그래도 경기 상황에 비하면 여전히 큰 금액일 것으로 보여 개발 사업자가 나서서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대구에 진출한 유통 대기업이 매수하거나 임대한다면 '유령 건물'로 오래 남진 않겠지만,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더 늘리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