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촌의 들과 산에서 골재·토석 채취와 관련해 주민과 업체간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자재 수요 증가로 골재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골재·토석 채취 신규 및 연장 허가 요청이 늘고 있는 탓에 주민과 업체간 마찰이 일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골재채취 실적에 따르면 전남에서 골재를 채취하도록 허가한 양은 2019년 568만6000㎡→2020년 617만5000㎡→2021년 942만㎡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골재는 하천·산림·공유수면, 기타 지상·지하 등에 있는 암석·모래 또는 자갈로 건설공사의 기초재료로 쓰인다.
 

바다골재·육상골재의 공급 감소에 따라 점차 산림골재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전남에서 허가된 골재채취(942만㎡) 중 바다·하천골재는 없었고 육상골재는 4.8%(45만7000㎡)인 반면 대다수인 95.1%(896만3000㎡)가 산림골재였다.

육상골재는 흙의 성분에 따라 불량 골재 우려가 있지만 산림골재는 우량 골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이다.

하지만 골재 채취는 반드시 자연을 훼손해야 하고 채취 과정에서의 소음과 분진 등으로 지역민들과의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나주시 다도면과 남평면에선 토석채취 허가를 받은 업체가 채취 연장신청을 하자 인근 주민 10여명이 연장허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달 25일 패소했다.
 

주민들은 주민 3분의 2이상의 동의서를 받거나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함에도 채취업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와 경관훼손, 환경오염, 호홉기 질환 및 피부염 유발 등의 이유를 들어 연장허가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개정되기 이전 법의 적용을 받아 동의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고 환경오염,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곡성군 겸면에서는 토석채취 허가를 반대하는 현수막 61장을 내건 이장단의 총무인 김모씨에게 1843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했다.

2021년 7월께 한 업체가 곡성군 겸면 운교리의 7개 필지 9만4000여㎡ 부지에서 쇄골재용, 토목용, 조경용 토석 157만5888㎥를 10년간 채취하겠다고 곡성군에 토석채취 허가를 낸 것에 이장단이 반대의 목소리를 현수막으로 게시한 것이다.

강진에서는 골재채취 업체가 채취 현장을 복구하는데 사용하라고 허가를 내준 저수지의 흙을 허가 없이 레미콘업체에 판매했다가 강진군에 의해 경찰에 고발됐다.

전남에서는 현재 74곳에서 토석채취 허가가 난 상태로 최근 골재가격 인상에 품귀현상까지 일어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골재는 모래와 자갈에 따라 가격은 약간 다르지만, 지난해에 비해 평균 15~25%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모래의 경우 1루베(입방미터·1㎥)당 지난해 1만7000원 수준에서 올해 2만3000원까지 올랐고 자갈도 1루베당 1만원에서 1만4000원으로 상승했다.

골재가격 상승에는 수요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렸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장성에서 자갈을 채취하는 업체 관계자는 “광주에서 지하철공사와 재개발 열풍으로 골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면서 “대형 채취장비에 사용되는 경유값과 화약값 상승도 골재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