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강원일보) [국도를 살리자]국도 46호선 시작과 끝 이국적 비경 숨도 멈춰

(9)고성 운봉산과 서낭바위

 

 

금강산 전설 품은 285m 높이 운봉산
700만년 전 화산활동 흔적 주상절리

주민의 신앙물인 기암괴석 서낭바위
강원평화지역국가지질공원의 명소


국도 46호선의 시작이자 종점인 고성은 숨겨진 비경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민다. 자연이 아름다운 고성군은 어디든 카메라만 대면 최고의 인생사진이 찍힐 정도로 무궁무진한 자원을 품고 있다.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비경 중에 지질학적인 면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운봉산과 서낭바위를 찾아간다.

운봉산은 동해안 해안 경계를 책임지고 있는 율곡부대 정문에서 시작한다. 전설에 따르면 이 산은 금강산이 되려고 돌을 모으고 있었는데 북쪽에 금강산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엉엉 우는 바람에 운봉산이 됐다고 전해진다. 높이 285m의 나지막한 산이라 쉽게 생각하지만 정상까지 가는 길은 숨 고르기를 몇 번 해야 한다. 그러나 시선을 압도하는 숨 막히는 경치를 더욱 조심해야 할 듯.

군부대 입구에서 100m가량 오르면 오른쪽으로 돌강이 흐른다. 이곳은 아주 옛날 빙하기의 흔적을 보여준다. 주저앉은 주상절리가 돌무지를 이루며 세석평전을 이루고 있다. 승용차 바퀴 정도 크기의 돌들이 산 정상에서 아래로 흐르다 잠시 얼음땡을 한 것처럼 멈춰 서 있다.

운봉산 사면에 이런 돌밭이 4~5곳 있다. 약 700만년 전 화강암을 뚫고 올라온 마그마가 만든 화산으로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현무암들이 돌무지를 이루고 있다. 마그마가 그대로 식어 수직 기둥의 주상절리가 만들어졌다. 정상 방향으로 가다 보면 육각 모양의 돌표면이 등산로를 따라 이어져 마치 거북이 등을 밟은 듯한 환상에 빠진다. 검은색 바위들이 펼쳐진 사면을 걷다 보면 이국적인 풍경을 남기고픈 욕구가 절로 생기는 곳이다. 정상에 올라 동해를 바라보면 가슴이 확 트여 청량감을 준다. 이내 발길을 돌려 하산해 7호선 국도를 따라 북쪽 방향으로 송지호해변으로 움직인다.

서낭바위는 마을 주민들의 신앙물이다. 마을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대상물로 해마다 정월 초에 주민들은 정성을 모아 마을 제사를 지낸다. 이곳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해안가는 다양한 바위들을 만난다. 소나무를 머리에 인 사람 얼굴 모양의 바위, 복어 모습을 한 바위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바위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화강암반 사이로 갈색의 규장암의 암맥이 바다로 이어져 마치 용이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듯하다. 용궁으로 이어진 용의 흔적처럼 보이는 긴 띠의 바위는 신비감을 더해 준다.

산과 바다의 맛을 모두 느낄 수 있으면서 신비한 지질학습도 겸한 이 두 곳은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의 중요한 지질명소로 등록돼 있다. 강원도 자연의 진면목을 만나는 코스로 여러 차례 사람들을 안내한 결과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고성 사람들은 거친 바다 그리고 험준한 백두대간과 오랜 시간 삶의 공간을 공유해 왔다. 그들이 남긴 문화는 투박한 날것이지만 거친 그들의 문화는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하나둘 강원의 자연에 숨겨진 비경을 느린 걸음으로 탐방할 시간이 오고 있다. 천천히 오래볼수록 우리 자연은 더 아름답다.

고성=김남덕기자 kim67@kwnews.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