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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코로나·폭염에 장바구니 물가 비상

시금치값 한달새 40%나 올라…라면·우유 등 서민식품 줄인상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장기간 이어지는 폭염에 서민물가가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무더위에 취약한 엽채류와 육계는 물론이고, 원자재·인건비 상승 압박을 이기지 못한 유통·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밥상물가가 전방위적으로 들썩이고 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한 달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가계의 주름살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 3주째에 접어들면서 땡볕더위를 버티지 못한 엽채류와 육계를 중심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대전지역에 유통되는 시금치 소매가는 ㎏당 1만 500원으로, 한 달 전(7500원)보다 40% 올랐다. 3000원에 판매되던 1년 전과 비교해서는 50%나 뛴 가격이다. 3100원이던 양배추도 한 달 새 가격이 45.2% 오르며 포기당 4500원에 팔리고 있다. 여름 제철 과일 수박도 한 통에 2만 5700원에 육박한다. 한 달 만에 가격이 1만 9000원에서 35.3% 상승한 것이다.

 

말복을 앞두고 육계 소매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같은 날 지역에서 유통되는 닭고기는 ㎏당 4830원을 기록했다. 1년 전(4300원)보다 12.3% 오른 가격이다. 이는 폭염으로 인해 육계의 폐사 피해가 크게 늘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에만 전국적으로 닭 27만 1949만 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달걀 한 판도 1년 전(4430원)보다 86.5% 뛴 8260원으로 폭등했다.

여기에 대표 서민식품이라 불리는 라면도 가격 인상 채비를 마쳤다. 라면업계 1·2위를 다투는 오뚜기와 농심은 이달부터 주요 라면 제품가격을 각각 평균 11.9%, 8.6% 인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 상승으로 인한 원가압박이 누적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우유가격도 이달부터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 낙농업계는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했다. 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0.4%) 올랐던 2018년과 견줘 인상 폭이 5배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치즈,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원료로 하는 식품들도 큰 폭으로 가격이 연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상반기에는 즉석밥부터 햄·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제품들이 평균 5-10% 인상된 바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석유재고 감소 등으로 기름값도 연일 상승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올 1월 ℓ당 1400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3월 1500원대, 6월 1600원대까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달 2일 기준 대전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639.24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1615원)보다 24원 오른 수준이다.

 

중구에 사는 주부 이윤희(46)씨는 "코로나19에 폭염까지 겹쳐 외식보다는 집밥을 많이 해 먹고 있는데 시금치니 달걀이니 비싸서 사 먹을 엄두도 나지 않는다"며 "예전엔 10만 원이면 든든하게 장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젠 네 식구 먹으려면 10만 원으론 어림도 없다"고 토로했다.

 

정민지 기자 zmz1215@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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