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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1인 건설사’에 맡긴 광주시민의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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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참사 철거업체 ‘무늬만 건설사’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는 사실상 ‘1인’ 기업에게 안전을 맡기면서 빚어진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광주경찰청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철거 공사를 재하도급받아 시행한 ㈜백솔건설은 직원이 2~3명이 전부인 사실상 ‘무늬만 건설사’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11일 수사 브리핑 이후 “(백솔건설은) 사실상 1인 건설사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백솔건설은 지난해 2월 세워진 회사로, 설립 한 달 뒤인 3월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 면허’(2020년)를 땄다. ‘석면해체 제거업자 면허’(2020년)도 그 해 11월 취득했다. 결국 백솔건설이 지난해 6월 학동 4구역 재개발 구역 내 ‘석면철거’를 맡은 ㈜다원이앤씨로부터 석면철거 공사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을 시기에는, 면허 취득(11월)전이었기 때문에 다른 건설사의 면허를 빌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문건설협회가 파악한 자격증을 갖춘 백솔건설 기술자도 2명(기사 1명·기능사 1명) 뿐이다. 경찰이 주목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참사 당일인 지난 9일에도 백솔 대표인 A씨가 굴착기 기사로 직접 철거 작업 현장에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백솔건설 직원은 대표 A씨와 다른 직원 한 명 등 2~3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일용직 건설노동자였다.

광주시 북구 문흥동 백솔건설 사무실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도 “한 달에 한 번꼴로 사무실에 모습이 보이는데 직원은 여비서와 대표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일이 있을 때마다 일용직을 활용,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사업장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대기업의 하청과 재하청을 받는 업체들의 경우 낮은 수주가와 영세성 등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조차도 빠듯하다보니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 교육과 안전 설비에 투자할 여력을 갖춘 업체가 드문 실정이다. 감독 당국에 제출한 공사현장 안전계획을 포함한 해체계획서와 다른 형태로 공사가 진행된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전문건설협회가 내놓은 백솔건설의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액은 4억100만원이다. 시공능력평가액이란 최근 3년간 연평균 공사 실적과 경영 수준, 기술력, 기업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사당 수주할 수 있는 금액을 보여주는 지표다. 백솔은 다른 지표로 측정할 수 없어 자본금만으로 매겼다. 지난해 수주한 사업도 2건(6900여만원)에 불과하다.

노동계 일각에서 이번 사고를 놓고 경험도, 기술력도 충분하지 못한 회사가 10억원이 넘는 사업을 맡으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은 셈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 하다. 경찰이 ‘미니’ 건설사가 재개발 사업 철거 공사를 맡게 된 배경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개발조합측과 계약을 체결한 현대산업개발이 모든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자신들이 맡은 공사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시공사가 모를 리 없지 않느냐는 의혹도 끊이질 않는다. 경찰이 계약업체 간의 불법 행위 여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실체가 어떻게 밝혀질 지 관심이 쏠린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