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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산성은 지금도 우리를 지켜준다·(3·끝)] 산성은 영원히 우리곁에

후손의 삶 속에서… 시간 지날수록 '빛나는 유산'

 

세마대지 유명한 오산 '독산성'
정조 효심 담긴 수원 '화성' 등
탐방로 '힐링'… 문화관광 조화
"시민 건강·자긍심 높이며 공존"

 

 

지난 5일 오전 11시께 오산시 양산동 독산성 앞 도로. 길게 늘어선 승용차들이 독산성 주차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2개 차선을 가득 메운 채 줄지어 있다. 점심 식사를 하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도로 양옆 식당과 커피숍에도 가족단위의 이용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즐거운 모습이다.

승용차 행렬에 떠밀려 진입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독산성 입구로 들어섰다.

초입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급격한 오르막 등산 코스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아스팔트 포장이 돼 있어 계단이나 일반 산행코스에 비해 쉽게 오를 수 있다. 30여분을 오르자 독산성산림욕장과 갈라지는 길이 나오고, 조금 더 오르니 보적사와 연결되는 성터 앞으로 사적 140호 독산성 및 세마대지 입간판이 반겨준다.

독산성 탐방로에 오르면 성벽 위 하늘길을 걷는 것 같다. 멀리 오산시와 동탄 시내, 경부고속도로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은 보는 사람을 사뭇 들뜨게 한다.

독산성은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았던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의 기지로 전쟁의 판도를 뒤바꾼 무용담으로 유명하다. 북진하던 왜군은 독산성을 포위하고, 권율 장군이 이끄는 우리 군이 투항하기만 기다렸다.

권율 장군은 쌀로 말을 씻기는 모습을 연출하게 해 왜군들이 말을 목욕시킬 정도로 보급품이 많다고 착각하며 퇴각하게 했다. 이를 예상한 권 장군은 기습공격을 감행, 수만명의 왜군을 몰살시켰다. 당시 독산성 전투 승리로 우리 군은 한양 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400년 전 우리를 지켰던 독산성은 늘 같은 자리를 지키면서 우리와 더욱 밀접하게 이어지고 있다.

하늘이 가릴 정도로 가득한 나무그늘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스팔트 등산로, 체육·편의시설이 완비된 산림욕장, 입구 앞 음식문화거리는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특히 1㎞가 넘는 성벽을 둘레길 삼아 만든 탐방로는 누구라도 지친 심신을 힐링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준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정약용의 거중기로 유명한 수원화성은 지난 1997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주민들이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등 더욱 밀접해 있다.

복원 당시부터 세계유산 등재 과정까지 재산권 침해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과 마찰이 있었으나, 현재에는 주민들이 오히려 성내 마을가꾸기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등 수원화성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더욱이 화성행궁과 공방, 카페거리는 수원화성과 함께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충족시키며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화유산이자 관광자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화성은 보호구역 지정 과정에서 주민반발이 있었으나, 현재 보호구역 내 주민들은 물론 수원시민 전체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조선 시대에는 주민들을 지키기 위한 읍성으로, 울타리 역할을 해 왔고, 현재에는 주민들의 건강과 자긍심을 높여주며 함께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현기자 kimd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