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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독특한 통영의 맛 모았습니다" 국내 첫 미각도서관 개관

20억 들여 시립 산양도서관 리모델링
통영 식문화 테마 체험 프로그램 운영

 

충무김밥, 꿀빵, 우짜, 다찌…. 다양한 먹거리와 독특한 식문화를 품은 경남 통영에서 ‘맛’을 주제로 한 이색 도서관이 문을 연다. 국내 최초 ‘어린이 미각도서관’이다.

 

통영시는 오는 22일 ‘꿈이랑 도서관’ 개관식을 연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자연, 역사, 문화에서 얻은 통영의 맛을 기억하고 체험하며 보존, 계승하는 지역 음식문화 특화도서관이다. 이를 위해 총사업비 20억 원(국비 16억 원, 시비 4억 원)을 투입해 시립 산양도서관을 리모델링했다. 1997년 11월 문을 연 산양도서관은 연면적 1223㎡의 지상 2층 규모다. 시설이 낡은 데다, 도심에 신설 도서관이 개관하면서 2013년 이후 매년 방문자 수가 줄었다.

 

새로 단장한 꿈이랑 도서관의 콘셉트는 ‘온고지신’이다. 오랫동안 일상으로 자리해온 지역의 식문화를 이해하고 기억해 후세에 전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꿈이랑’은 전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한 명칭이다. 도서관 1층에는 유아체험실(새싹의 책방), 자료실(맛있는 서재), 북카페(소풍 같은 하루)를 배치했다.

 

유아체험실은 다양한 교구와 조작북, 팝업북 등 주로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자료실은 통영의 다양한 식자재를 비롯해 세계의 다양한 음식과 요리법이 담긴 서재다. 앞으로 미각특화자료실로 기능을 강화한다. 북카페는 2만 5000여 권에 달하는 기존 도서관 장서를 활용해 대출, 열람 기능을 수행한다.

 

핵심은 2층이다. 첨단 디지털 매체로 통영의 음식문화를 직접 맛보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미각전시실(통영을 봄), 다목적실(생각이랑 꿈고랑), 요리체험실(동백의 주방)이 있다. 전시실에선 디지털북을 통해 통영 맛의 유래를 찾는다.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영’이 통영에 설치되면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3도의 사람들이 모여들고, 이를 계기로 각 지역의 음식문화가 융화되고 발전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청각냉국, 박나물, 빼떼기죽(고구마말랭이죽), 벼락김치 등 통제영에서 영향을 받은 음식 정보와 초대 통제사를 지낸 성웅 이순신 장군 소박한 밥상도 소개한다. 특히 박경리, 김춘수, 유치환, 김용익 등 지역 출신 유명 문화·예술인의 삶에 이들이 사랑한 볼락젓갈, 방풍탕평채, 톳, 비빔밥 이야기를 묶어 미디어테이블에 풀어 놓는다. 지역의 전통 가정식 정보가 담긴 그릇으로 밥상을 차려 보거나 지형별로 생산되는 식재료, 특산물, 먹거리를 알아보는 가상현실(VR) 체험실도 준비돼 있다.

 


 

요리체험실에서는 통영의 전통음식이나 웰빙푸드를 만들고 맛볼 수 있다. 다목적실은 식문화 주제의 체험·기획전이나 공연 등 맛 탐험을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밖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잔디광장을 조성했다.

 

주 이용대상은 어린이지만, 자녀와 함께 지역을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 유입에 따른 주변 지역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통영전통 밥상 만들기, 요리로 배우는 영어교실, 지구촌 요리 여행, 바른 먹거리, 요리랑 책이랑 촉각 놀이 등 도서관을 활용한 다양한 미각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관식 당일과 주말에는 어린이 체험 부스, 그림책 원화 전시, 커피 무료시음회 등 다채로운 행사와 동화·요리 작가와의 만남 기회도 마련된다.

 

통영시 관계자는 “이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준비했다. 맛과 역사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인 만큼 기대가 크다”면서 “차별화된 미각 전문 체험행사를 통해 도서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