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양 씨 12일 별세. 동영·상연·상금·은정 씨 부친상, 임성진·장철·김기환(농협달성유통센터 사장) 씨 장인상. 빈소=칠곡경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발인=14일(수) 오전. 장지=평택 선영하. 010-3077-8569. 배성훈 기자 bsh@imaeil.com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 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 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 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 #9. 안동갈비와 냉우동 안동에선 무엇을 먹지? 오늘도 고민이다. 점심이야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걱정돼도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찾아서 먹으면 되지만 저녁 만찬으로는 '근사한' 음식다운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멀리서 귀한 손님들이 안동을 찾아오면 더 더욱 '안동다운' 음식을 먹이고 싶다. 안동에 사는 우리는 그저 별 생각 없이 먹는 안동음식이지만 어쩌다 안동을 찾아오는 외지인들에게는 '별미'처럼 특별하게 느껴지는 그런 음식들이 안동에는 꽤 있다. 서울에 가서 살아보면 우리나라 맛있는 음식이란 음식은 모두 서울에 몰려있는 것처럼 느껴진
매일애드 사장 이상훈 매일피앤아이 사장 정동희 논설위원 조두진 디지털 논설실장 석 민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지석 총무국장 도수성 독자서비스국장 김주호 디지털사업국장 배성훈 경북본사장 김병구 서부지역본부장 이석수 편집부국장 김교영 편집부국장 김수용 편집부국장 겸 디지털뉴스본부장 이재협 총무국 부국장 겸 총무부장 김진호 제작부국장 박철용 비서실장 겸 혁신추진팀장 최병고 (2020년 12월 1일자) 사회부 jebo@imaeil.com 배성훈 기자 bsh@imaeil.com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 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 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 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 8. 안동역이 사라진다 첫눈이 올 것 같다. 안동역에 갔다. 첫눈은 첫사랑처럼 각별하다. 불현듯 찾아오는 첫눈은 첫사랑을 생각나게 한다. 첫눈은 달콤하지만 처음이라 아련하기만 하다. 첫사랑도 각별하다. 첫눈처럼 살며시 찾아왔다가 첫눈처럼 재빨리 녹아버린, 어렴풋한 기억만 남아있는 첫눈 같은, 첫사랑과 첫눈은 그래서 이란성 쌍둥이다. 안동역 앞에는 가수 진성의 '안동역에서' 라는 노래비가 있었다. 열차 출발을 알리는 역사내 스피커에서 '바람에 날려버린~~'이라는 노래가 흘러 나오는 듯한 환청이 들렸다. 나도 모르게 안동역에서를 흥얼거렸다. '안동역에서'는 누구나 어렴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 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 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 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 7. 동네책방(마리서사, 가일서가, 모메꽃 책방)을 가다 숨어있기 좋은 방. 아주 어린 시절 나는 시골집 다락방에 혼자 올라가서 형과 누나들이 읽은 헌 책들 속에 파묻혀 좋아하는 보물같은 만화책을 찾아내 읽는 놀이를 즐겼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학교 앞 '골방 같은' 술집에 들어앉아 '해전사의 인식'같은 금서들을 한 두 권 깔아놓고 토론하면서 '막걸리'를 마셨다. 회사를 다닐 때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효자동 뒷길 막다른 골목집 '천장 높은' 칼국수집에서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면서 칼국수와 파전을 시켰다. 책읽기 좋은 날들이었다. 물론 그날 오후 내내 책은 내 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