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지역의 최소 단위다. 집이 모여 마을이 되고, 마을이 모여 지역이 된다. 생겨남보다 사라짐이 많은 시대. 인구감소는 지역소멸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빈집들. 빈집을 어떻게 관리하고 해결할지 고민하는 것은 결국 지역소멸 대응의 시작이다. 빈집 관리 정책은 현황 파악에서부터 출발한다. 빈집이 지역 어디에 언제부터, 얼마만큼, 왜 생겼는지 알아야 올바른 대응을 할 수 있어서다. 경남도내 18개 시·군 중 매년 빈집 현황을 조사하는 지자체는 많지 않다. 현행법상 빈집 실태조사는 5년에 한 번만 의무적으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시장, 군수 등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수시로 실태조사를 할 수 있다. 강제 조항은 2021년에서야 ‘5년마다 빈집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추가됐다. 일관성 없는 통계 진주 2021년·거창 2023년 자료 활용 지자체별 조사 주기, 2년 넘게 차이 실제 빈집 수, 통계 수치보다 높을 듯 조사시점 차이 최소화해야 기존 조사결과 ‘통계시점’ 보정하고 완료 시기 조율해 통계 균질화해야 연속자료 쌓이면 정책 수립도 가능 ◇각기 다른 빈집 조사 주
“직장 동료와 서로 도우며 일하고 있어요. 처음으로 4대보험을 가입하고 월급통장도 만들어 월급도 탔고요. 내가 직접 번 돈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올해 저는 너무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11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남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사업보고대회’ 현장. 중증장애인인 이승규(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 소속)씨가 강단에 서서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오늘 그에게 붙은 호칭은 ‘장애인’이 아닌 ‘노동자’. 26년 인생 동안 꿈꾸지 못했던 삶이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중증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자리다. △장애인 권익옹호 △문화예술 △장애인 인식개선 등 세가지 직무를 수행하며 우리 사회에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된 장애인의 실질적 권리구제를 홍보한다. 경남은 지난해 전국에서 네 번째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을 시작했다. 첫해 10명이었던 사업 대상자는 올해 대폭 늘려 창원·김해·양산·통영·밀양·하동·함양 등에서 100명의 중증장애인이 참여했다. 이날 개최된 ‘경남 권리보호 공공일자리 사업보고대회’는 전국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전권협)가 주최하고 경남장애인
창원국악관현악단이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창작국악관현악 ‘2023 대왕세종을 만나다’를 공연한다.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지속연주지원사업 선정작이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를 비롯해 음악·문화적 업적을 6곡의 창작곡으로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곡들은 세종실록, 악학궤범, 용비어천가 등 고악서와 고악보를 활용해 국악관현악과 판소리, 민요, 태권도, 검무, 성악 등 전통과 현대 그리고 동양과 서양을 혼합해 창작됐다. 김경수 지휘자가 지휘를 맡으며, 창원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태권도하련솔 시범단, 검무 고구려무예단, 손영일 현대무용가, 김재은 소리꾼, 김창돈 바리톤, 홍영매 테너가 협연으로 참가한다. 공연되는 주요 작품은 ‘악학 2023’, ‘바람의 검’, ‘훈민정음의 비밀’, ‘나랏말씀이’, ‘용비어천가’, ‘태권도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백야’ 등이다. 김연옥 창원국악관현악단 대표는 “한글의 위대함을 재조명해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국악작품을 마련했다”며 “한글그래픽, 고문서, 고악보 등 기록물을 활용한 영상으로 예술작품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경남도립극단이 올해 두 번째 정기공연 ‘평행우주 없이 사는 법(이여진 작, 구태환 연출)’으로 도민들을 찾는다. 이번 작품은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현대 물리학 담론과 병치해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치밀한 심리묘사로 풀어내는 판타지극이다. 작품은 제41회 서울연극제 대상 등을 수상하고 ‘친정엄마와 2박 3일’, ‘고곤의 선물’ 등을 연출한 구태환 연출가가 맡았다. 또,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에서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인 임일진 무대 디자이너와 2002월드컵 개막식과 드라마 ‘지붕 뚫고 하이킥’ 등에서 작곡을 맡은 김태근 음악감독이 함께한다. 이번 작품은 자신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증명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불안을 ‘차연’과 ‘노파’의 대조를 통해 평행우주처럼 연출한다. 이때 무대를 오가며 대칭적으로 전개되는 두 인물의 이야기는 ‘데칼코마니’를 연상시켜 관객들에게 흥미를 유발한다. 이지빈(차연 역), 한재호(기혁 역), 박선혜(노파 역), 윤신영(노숙자 역), 김상현(경찰 역) 배우가 출연한다. 공연은 작품의 예술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무대 위 객석’ 방식으로 운영된다. 무대를 양방향에서 바라보면서 새로운 감각의 장을 전달하
그시절 여자는 당연히 삼베길쌈을 해야 했기에 열넷의 이옥순 양은 70년이 넘도록 그 일을 해왔고, 오늘날 거창삼베길쌈 예능보유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처럼 여성 전통문화 예술인의 길은 대부분 여성의 삶 속에서 비롯된 우연에서 시작했다. 경남여성가족재단이 최근 출판한 경남여성 생애구술사 1편 ‘여성의 삶으로부터, 전통을 잇다’는 8명의 경남지역 여성 전통문화 예술인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 이옥수 선생님은 경남 무형문화제 제36호로 지정된 ‘거창 삼베길쌈’ 예능보유자다. 그의 삶은 삼베길쌈으로 짜 내려갔다. 어린시절 자연스럽게 어머니를 따라 길쌈을 시작했고, 2011년부터는 삼베길쌈보존회를 창립해 전통 보존에 힘쓰고 있다. 김옥연 선생님은 국가무형문화재 제6호인 통영오광대 명예보유자다. 먹고사는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춤을 추러 갔다가 시작한 광대패 생활. 홀로 여자였지만 가장 먼저 예능보유자가 됐던 그는 지금도 춤을 추면 억수로 좋다고 말한다. 책에는 이외에도 조순자 가곡 예능보유자, 배순화 매듭장 보유자, 김태연 진주검무 예능보유자, 강옥선 고성농요 전승교육사, 황둘선 사천마도갈방아소리 전승교육사, 최선희 밀양백중놀이 전승교육사 등 경남 여성 전통문화 예술인들
김해성악가협회가 오는 4일 오후 5시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에서 수로왕과 허황후를 주제로 한 공연으로 김해시민들을 만난다. 김해문화재단은 이날 2023 불가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김해를 대표하는 유학파 성학가들과 떠난 이탈리아 음악여행' 공연을 개최한다. 해설을 맡은 영화배우 박원상은 김해의 오래된 사랑 이야기인 김수로와 허황후를 주제로 무대를 이끌어 간다. 무대는 1부 '사랑 그리고 이별'과 2부 '슬픔 그리고 기쁨'으로 나눠 진행되며 각 줄거리에 맞춰 출연자들은 이탈리아 성악곡들을 노래할 예정이다. 주요 출연자는 소프라노 김민경·김시윤·박나래·정혜원, 테너 이희돈·김준태, 베이스바리톤 황동남, 베이스 장재석, 피아노 신세라 등이다. 장재석 김해성악가협회장은 "순수예술 저변 확대와 김해를 대표하는 유학파 성학가들과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해 무대를 마련했다"며 "많은 시민들이 순수예술을 감상하며 문화적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예술가가 소수정예로 펼치는 깊이 있는 공연이 창원에서 열린다. 나비공연예술센터(이하 나비)는 오는 23일부터 내달 4일까지 10일간 창원 나비아트홀에서 ‘창원 원맨&투맨아트쇼’를 개최한다. 공연은 1~2인으로 구성된 예술팀이 그들의 무대를 오롯이 채워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나비는 지난해 진행한 ‘원맨아트쇼’에 2인 예술팀을 추가해 행사를 다채롭게 기획했다. 올해는 연극, 오페라, 클래식, 전통무용, 발레 등 공연이 차례로 관객을 만난다. 오는 23~26일에는 1인 연극 ‘중독된 사랑 ; 미디어에 관한 시나리오’가 공연된다. 공연은 23~24일은 오후 7시 30분, 25~26일은 오후 5시에 시작한다. 28일 오후 7시 30분에는 ‘오페라 클래스’ 무대가 열린다. 내달 1일 오후 5시에는 앙상블리앙의 박리란 바이올리니스트와 홍석제 클라리넷 연주자의 주도로 ‘봄의 시작 콘서트’가 열린다. 3일 오후 7시 30분에는 전통무용 명인인 박경랑 선생의 ‘풍류야흥’이 펼쳐진다. 행사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5시에는 ‘지젤- 그 아름다운’이란 제목의 발레 콘서트가 열린다. 공연 예매는 네이버 예약에서 ‘원맨아트쇼’, ‘투맨아트쇼’를 검색해서 할 수 있다
마산에서 활동하는 춤서리 아카데미가 오는 25일 오후 1시와 4시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Art of Concert(예무제)’ 공연을 선보인다. 예무제는 올해로 12회째 열리는 청소년 실용무용 공연이다. 오후 1시 진행되는 1부 공연은 춤서리의 키즈전문반 ‘코코 마드모아젤’ 팀의 22편의 무대로 이뤄져 있다. 키즈 패션 모델 ‘COCO.F’의 첫 런칭 쇼를 시작으로 중등·고등유닛, 영재반 등의 무대가 이어진다. 오후 4시 진행되는 2부 공연은 실용입시반 ‘더 퀸즈’의 무대 65편이 펼쳐진다. 스트릿댄스, 코레오그라피, K-pop 댄스 등 구성도 다채롭다. 이현 대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빛나는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은 책임감으로 지도했고 아이들도 수많은 땀을 흘리며 연습했다”며 “춤서리 예무제에 오르는 주인공인 학생들을 위해 진심 어린 박수로 응원하면서 무대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1998년 창단한 춤서리는 현대무용, 재즈댄스, 스트릿댄스 등 다양한 춤을 선보이며 지금까지 수백회 이상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예무제는 한양대 한국예술원, 명지대, 신라대, 한국예술사관학교, 동신대, 충청대, 우송정보대, 중국 남해 예술과학기술대학교,
토요일 오후 8시. 매주 이 시간만 되면 거제시 옥포동의 한 건물 지하(under)에서 밴드 공연이 열린다. 무대에 오르는 팀들은 인디, 마이너 등으로 불리는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밴드들. 이들은 서울, 부산, 광주, 안양 등에서 오로지 공연을 위해 거제로 왔다. 보컬의 목소리와 밴드 사운드의 조화에 관객들은 두 팔을 벌리며 환호한다. 이곳은 언드(und)다. 지난 2일 언드에서 만난 이상일(37), 이승규(26) 대표는 다가오는 공연 준비로 분주했다. 한 공연장을 운영하는 사업주가 아닌 지역 음악인으로서 말이다. 상일 대표는 로우플레이(인디록), 리페어드몽키즈(하드록) 등 밴드에서 드럼을 맡고 있다. 승규 대표도 블루지(재즈) 팀에서 색소폰을 부르는 음악인이다. 이들은 언드에서 거제의 인디씬 정착을 꿈꾼다. ◇‘옥태원’에서 ‘언드’까지= 거제는 조선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다. 과거 호황기에는 외국인들의 유입이 많아 옥태원(옥포동 이태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외국인 비율이 늘자 자연스럽게 다양한 장르의 ‘라이브 공연’ 문화도 발달했고 기성곡을 연주해 부르는 직장인 밴드가 20개 팀 정도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과 코로나19가 겹치
초겨울 잔잔한 호수에 비친 햇살에서 느껴지는 포근함을 담은 음악. 창원시립교향악단이 ‘전원 교향곡’으로 불리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6번 등으로 관중을 맞는다. 창원시향이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347회 정기연주회 ‘전설’을 연주한다. 이날 연주에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가 협연자로 나선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는 예후디 메뉴힌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시니어 2등과 청중상, 제8회 윈저 페스티벌 국제 현악콩쿠르 2위를 수상했으며, 프레미오 리피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2등과 바흐상, 소나타상을 수상했다. 또 베를린 국제 콩쿠르에서는 현악부문 최우수상, 쥬네스 뮤지컬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실력자다. 영국 더 타임즈는 최 바이올리니스트에 대해 “매혹적, 열정, 상상력, 대담함으로 가득 차 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전반부 첫 연주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1막 전주곡이다. 이 곡은 바그너의 걸작 중 하나로, 십자가 위에 있는 그리스도의 피를 받았다는 성배의 행렬을 묘사한 곡이다. 이어 연주되는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No.2은 바이올린의 현란한 기교와 뛰어난 작곡기법, 망명 후 돌아온 조국의 민속선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