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접경지이면서 인구감소지역인 경기북부지역을 기회발전특구 1·2차 지정에서 모두 의도적으로 배제해 논란이다.
1년 이상의 연구용역 등을 거쳐 특구 신청을 준비해 온 경기도는 발표 당일에서야 배제 사실을 통보받았다.
수도권 제외 전국 시·도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는데, 특별법에 명시된 수도권 지정 조항이 명백히 부정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강원·울산·세종·광주·충남·충북 6개 시·도 지역의 기회발전특구를 6일 지정 고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지방시대 엑스포'에 참여해 특구 지정 지역을 축하하며 "총 33조8천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6월 부산·대구·대전·경남·경북·전남·전북·제주 8개 시·도의 특구가 최초로 지정됐는데, 이번 2차 발표로 모든 비수도권 14개 시·도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셈이다.
정부의 노골적인 수도권 역차별 기조가 돌출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회발전특구 관련법인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을 보면 수도권 내 접경지와 인구감소지역 등에 속한 지역들은 지방시대위원회(지방위)가 대상으로 정할 경우 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도내에선 고양, 파주, 김포, 양주, 포천, 동두천, 가평, 연천 등 8개 시군이 해당한다.
정부가 경기도와 인천에 가이드라인, 구체적 지역과 면적상한만 고지해도 신청에 따라 특별법상 특구로 지정될 수 있었다.
반면 이날까지 정부는 아무런 가이드라인을 전달하지 않았고, 타지역들의 특구 발표 사실도 당일에 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28일 부산시장인 박형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은 간담회에서 "수도권 내에서 그 격차를 해소하는 또 다른 법으로 해결을 해야지 기회발전특구를 섞어서 생각할 게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기회발전특구의 수도권 역차별을 부추기기도 했다.
특별법 통과 직후부터 특구 신청·지정 준비에 몰두해 온 경기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한 관련 연구용역은 지난달 마무리해 특구 대상 도내 지역 도의원과 시군 관계자, 기회발전특구 TF 추진단 등을 모아 최종보고회도 진행했다. 연구용역에는 지역별 특화산업 연계 분석 등 특구 신청 관련 준비 사안뿐 아니라 비수도권과의 상생 방안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속된 수도권 배제 기조에 후폭풍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월 1차 특구에서 경기도가 배제당했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염태영(수원무) 국회의원은 "국토균형발전에 차별과 예외는 없어야 한다. 1차 지정안에 경기북부가 제외된 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역차별받은 것"이라고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수도권 지정에 대한 사안이 특별법에 분명히 명시돼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준비를 했기 때문에 정부가 가이드와 지역 등 지침만 전달해 주면 신청 가능한 상태였다"며 "이날 도 역시 엑스포에 참여했는데, 현장에서 경기도가 배제된 채 2차 발표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약속된 가이드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