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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철강 이어 2차전지 신화 쓴 포항, '100만 시대' 준비해야

기업 투자 붐에 제2 산업혁명기
공장용지 확보 선제적 대응…용수·전기 문제 해결 급선무
수소·바이오산업 함께 성장
전문가 "포항 인구 100만 도시로 성장한다면 역사적인 대사건, 지방분권화 일대 전기"

철강 일극화 산업구조로 지난 10년간 쇠퇴 도시화했던 경북 제1도시 포항이 2차전지 기업들의 투자 쇄도에다 수소에너지, 바이오산업 등 미래 산업군이 들어오면서 제2의 산업혁명기를 맞고 있다.

포항제철 신화로 1960년대 후반 이후 매년 10%의 경이적 인구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모처럼 인구 붐이 다시 일어날 조짐까지 나타난다.

이 때문에 포항 인구 100만 시대를 이제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의 산업 수요에 대비하는 공장용지 확보뿐만 아니라 밀려드는 상주 인구를 받아줄 택지 개발 등 100만 도시에 걸맞은 기반을 갖추는 노력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산업계가 미래 친환경 시대의 도래를 겨냥하면서 포항에는 2차전지 기업들의 투자가 봇물을 이룬다.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2차전지 특화단지로도 지정됐다.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 역량에다 항구를 끼고 있어 해외에서 들여오는 연료를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장점까지 갖춰 포항은 2차전지 기업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해외에서도 철강 도시에서 2차전지 도시로 변모한 포항을 주목한다. 프랑스 대표 경제 일간지 '레제코'(Les Echos)는 지난달 말 포항의 활력 넘치는 모습을 대서특필했다.

기사에 따르면 포항은 지난 몇 년간 연이어 배터리 소재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유치될 계획이라고 소개됐다.

2차전지 기업으로 최근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끌었던 에코프로의 경우 2017년부터 포항 북구 흥해읍 일대 영일만산업단지에 2조9천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료, 전구체, 양극재, 재활용의 전 주기 가치사슬 수직계열화를 갖춘 '에코배터리 포항
캠퍼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2023년 하반기 기준 2천여 명을 고용 중이며 투자와 채용을 더 늘릴 방침이다.

에코프로그룹은 2028년까지 포항 남구에 있는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내 69만4천214㎡ 땅에 2조원을 투자해 원료, 전구체, 양극재 등 양극소재 일관 생산공장인 '에코프로 블루밸리 캠퍼스'를 건립한다. 이를 통해 1천120명의 신규인력을 고용할 예정이다.

기존 철강 외에 2차전지에다 수소에너지, 바이오 등 신산업 부흥과 연구중심 의대 설립까지 이뤄진다면 포항이 100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포항시 인구는 포항제철과 국가철강공단이 들어선 1968년부터 매년 높은 증가율을 보여오다 1990년대에 이르러 둔화하기 시작했고, 2015년 52만4천634명을 정점으로 감소해 지난해 50만 명 선이 깨졌다.

포항 여론 주도층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투자 유치로 공장 용지 부족난이 심화하고 있는 최근 상황을 지적하면서 100만 도시 건설을 위한 선제적 준비를 촉구하고 있다.

이재영 한동대 기계제어공학부 교수는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는 한국에서 포항이 인구 100만 도시로 성장한다면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며 "지방분권화에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포항이 인구 100만 명 시대를 맞으려면 우선 용수·전기 문제를 해결해 산업 현장을 뒷받침할 기반을 갖춰야 한다"며 "바이오헬스·수소 등 2차전지 외 다른 축들을 같이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