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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위기의 섬유업 돌파구는] 친환경·고기능 리사이클링 섬유에 미래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정치권 등과 국내 섬유업 긴급대응 기업간담회 개최
현안 해결을 위한 TF 구성, 지역 원사업체 살려 수입 의존도 완화, 수요 조사 공동 구매 대응 등
한국섬개연, 친환경 다품종 소규모 원사 제작 및 납품으로 다양한 섬유 활용 제품 개발 및 판로 개척
호요승 섬개연 원장 "신공항 건설에 사용되는 기능성 섬유 제작 나설 것"

 

지역 산업 근간인 섬유업의 위기는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인건비 상승에 최근 전기료 인상, 국내 화섬업체의 가동 중단에 따른 국내 폴리에스터 원사 수급 부족 등 막연한 위기가 이제는 현실로 불어닥쳤다.

이런 상황 속 지역 섬유 관련 협회와 연구기관 등은 머리를 맞대고 활로 모색에 나섰다. 지역 섬유업계는 섬유의 미래를 '고부가가치 섬유 개발'과 '친환경'에서 답을 찾고자했다.

 

◆국내 원사 수급 부족, 눈앞에 닥친 위기 돌파구는

 

대구·경북 섬유업계가 국산 원사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등과 긴급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섬유업 활로 모색을 위해서는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안 해결이 우선돼야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며 지역 섬유관련 업체들이 직접 나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직물조합은 지난 19일 섬유업계와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섬유연구관련업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중구 섬유회관 3층 스페이스 오즈에서 '2023 국내섬유산업 긴급대응 기업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석기 직물조합 이사장, 백승호 대구경북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12개 지역 섬유업계 관계자와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 윤권근·권숙자 대구시의원, 대구시·경북도·부산시 관계자 등이 총 출동했다. 호요승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과 조상형 다이텍연구원 이사장 등 섬유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도 동참했다.

이들은 국내 화섬업체의 잇따른 가동 중단으로 원사 수급 불안정 문제가 직제, 염색, 방직 등 섬유업계 전체로 퍼져나갈 수있다는 위기 속에 국내 원사업체와 상생, 섬유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석기 직물조합 이사장은 "폴리에스터 원사를 모두 수입산으로 대체할 경우 납기를 맞추기 어려워 자는 문제가 발생한다. 납품기한 조정과 자금 운용에는 국내 원사업체가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지역 원사업체를 살려 수입 의존도를 완화해야한다. 현재 가동 중인 화섬업체에 대한 증산 요청과 수입선 다변화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 업체 등 지역 섬유업계 현안해결과 발전방안을 모색할 TF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원사 수급 공동구매 방안도 제시했다. 개별적으로 원사를 거래하게 된다면 수량과 납기일을 맞추기 어렵고 부대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있다.

이에 같은 품목의 원사 수요 규모를 파악해 4개 원사업체에 통일된 품목을 나눠 생산을 맡기면 생산량 증가와 비용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대안이 나왔다.

조상형 다이텍연구원 이사장은 "직물조합에서 수요를 모아 수량을 최대 2개월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면 안정성을 느낀 원사업체의 단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긴급대응 간담회에 참여한 한 화섬기업 대표는 "현재 공장 가동을 멈춘 업체를 재가동했을 경우 수익성 등을 제대로 따져봐야한다. 원사 수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국산 원사의 생산량이 적다면 수입 원사와 경쟁력에서 완전히 밀릴 수있다. 국내 원사를 10% 이상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홍석준 의원은 현장에서 제시된 의견을 포함해 섬유업계의 고충을 취합, 다음달 개최할 포럼에서 장단기 프로젝트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섬유산업 역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됐다. 특히 지역에서 협업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지, 지원기관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6월에 섬유포럼을 진행할 때 장단기 계획을 세우면서 관련 정부기관과 기업들의 의견을 잘 반영할수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친환경과 고기능 섬유에서 지역 섬유산업 미래 가치 찾는다

 

섬유산업의 미래 방향에 대한 세계적 추세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친환경'과 '고기능에 따른 고부가가치'로 움직이고 있다.

세계적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은 모든 의류, 신발 등 제품을 2025년까지 리사이클링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자동차업계에서도 자동차 내외장에 사용되는 섬유소재를 현재 3%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친환경 및 기능성 섬유로 대체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지역 근간 산업인 섬유산업 역시 이런 추세를 피해갈 수 없는 만큼 미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앞장서서 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이를 대비해 지난 2021년부터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친환경 리사이클링 폴리에스터 원사를 제작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기 시작해 올해 초 완성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리사이클링 방사 시설은 환경업체가 수거한 투명 페트병 등을 잘게 조각을 내 '플레이크' 형태로 만들어진 재료를 받아와 고온과 일정한 압력으로 쌀알 크기의 '칩'을 만든 후, 이 칩을 녹여 실을 뽑아낸다.

품질은 일반적으로 제작되는 원사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일반 폴리에스터 원사를 비롯해 병원 등에 사용되는 항균사와 커텐, 침구류 등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난연사까지 모두 제작 가능하다. 방사할때 실의 모양과 굵기 등을 결정하는 '구금(노즐)'도 따로 제작이 가능해 업체가 원하는 어떤 모양의 실이라도 뽑아낼 수있다. 시간당 150㎏의 원사를 제작할 수있는만큼 기계를 쉬지않고 돌린다면 월 100t 정도를 만들어낼 수있다.

무엇보다 지역 섬유업체들이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원사의 양을 수급하기에 충분하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새로운 섬유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샘플제작 등에 보통 100㎏ 정도의 원사가 필요하다. 화섬업체에는 보통 t단위로 발주 계약을 맺기 때문에 일반 섬유업체들이 필요한만큼 원사를 구하기 어려운데 우리 리사이클링 원사는 필요한 양만큼 공급이 가능하다. 지난해 350여개 업체가 도움을 받았고 올해도 40개 업체가 요청을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섬개연)은 다품종 소규모 원사 제작 및 납품을 통해 지역 섬유업체들의 다양한 제품 개발 및 판로 개척에 지속적 도움을 줄 계획이다.

또 단순히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물리적' 리사이클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폐의류 등 버려지는 혼합 섬유를 원자재급으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화학적' 리사이클과 생분해 되는 바이오 소재까지 대상 범위를 늘려갈 방침이다.

정재훈 섬개연 신제품개발팀장은 "친환경 원사 기술로 지역 섬유업체들을 도와 중국 등 아직 일차적인 해외섬유제조업체에서는 따라올 수없는 기능성 섬유를 만들어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자 한다. 언제든 신제품 개발이 필요한 섬유업체는 우리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섬개연은 이번 대구경북 신공항특별법 통과로 공항 건설 역시 섬유업계의 기회로 보고 있다.

호요승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은 "건축, 토목 등에도 기능성 섬유가 사용된다. 토목 등 기초공사에서 사용되는 자재와 콘크리트에도 기능성 섬유가 포함되면 강도가 더 높아지고 방진, 방폭 등의 목적성 공사에도 섬유가 이용된다"며 "신공항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까지 지역 섬유업체들의 기술 개발을 도와, 신공항 건설에 사용되는 기능성 섬유 제작에 지역 섬유기업들이 주축이 될 수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