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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발 ‘글로컬대학’ 바람, 전국 대학가 ‘예의 주시’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수순

2주간 논의 후 31일까지 신청
9월까지 구성원 동의서 제출
부산교대 정체성은 유지하고
부산대 인프라 활용해 ‘시너지’
정부 ‘혁신 사례’ 낙점 가능성
지역대학, 득실 계산으로 분주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글로컬대학 공동 참여 방식으로 사실상의 대학 통합에 나서기로 하자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2008년 이후 15년 만의 지역국립대와 교대의 통합 사례인 만큼 오는 9월 글로컬대학 선정부터 향후 국립대 통폐합 문제까지 두 대학의 사례가 전국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 지렛대 된 글로컬대학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 논의는 2021년 당시 부산교대 오세복 총장과 부산대 차정인 총장이 ‘통합 양해각서’를 맺으며 시작됐다. 하지만 두 대학은 당시 구성원 의견수렴 없이 총장 합의로 통합에 시동을 거는 바람에 부산교대 구성원 내부의 반발에 부딪혔다. 부산교대의 교수진, 직원, 학생 모두 사실상 통합에 반대해 통합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부산교대 박수자 총장이 지난해 11월 투표 등의 방식으로 부산교대 구성원 의견 수렴을 추진했으나 학생 반발로 무산됐고, 이후 통합은 사실상 무산되는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지역 대학 살리기 핵심 사업으로 5년간 1000억 원을 한 대학에 투입하는 글로컬대학 선정 사업이 추진되자 사그라들던 통합 논의는 전환점을 맞았다. 정부가 대학 간 통폐합에 사실상의 추가 예산과 함께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하자 부산대는 지난달 부산교대에 통합을 전격 제안했다. 2021년 양해각서의 경우 구성원 투표 절차나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부산교대 구성원 투표, 평의원회, 교수회의를 거치며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됐다.

익명을 요청한 부산교대의 한 교수는 “과거 통합안으로는 예산 지원이나 향후 그림을 담보할 수 없었지만 이번의 경우 정부 예산 지원이 있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교수 사이에 퍼진 듯하다”고 말했다.

 

■통합 절차 어떻게 되나

 

부산교대가 17일 교수회의 결과를 부산대에 통보하면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향후 2주간 통합 관련 첫 논의를 진행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오는 31일까지 각 대학으로부터 글로컬대학 신청을 받고 오는 7월 예비 대학을 선정한다. 두 대학은 31일까지 A4용지 5장 분량의 글로컬대학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부산대는 부산교대와의 종합교원양성캠퍼스 운영안과 양산부산대캠퍼스 제2서울대 만들기 계획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9월까지 대학 구성원 동의서와 세부 계획안을 제출한다. 글로컬대학 사업안에 따르면 올해 선정될 10개 대학 중 통합을 추진하는 대학은 2027년까지 통합을 진행해야 한다. 실제 대학 통합에서는 교원양성종합기관으로서의 부산교대 거제캠퍼스 인프라 확충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교대가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다른 단과대 학생 복수전공 금지 등 부산교대의 정체성 유지를 내건 만큼, 교대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부산대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글로컬대학 선정 이후 두 대학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꼽힌다.

부산대 장덕현 기획처장은 “기존 부산대 학생의 교대 관련 학과 전과는 제도적으로 막아 놓을 계획이다. 2021년에 맺은 양해각서를 중심으로 부산교대 캠퍼스를 종합교원양성시설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글로컬대학 계획서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눈치 싸움 시작된 대학가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을 목표로 통합을 추진 중인 지역 대학은 전국적으로 10곳이 넘는다. 충청권에서는 충남대-한밭대, 강원권에서는 강원대-강릉원주대, 영남권에서는 안동대-경북도립대-금오공대, 영남대-영남이공대, 계명대-계명문화대 등이 통합을 논의 중이다. 경북의 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는 ‘경북글로컬대’(가칭) 발족에 전격 합의하고 공동으로 학위 과정을 운영키로 했다. 사실상 통합에 합의한 대학은 현재까지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유일하다. 정부가 선정하기로 한 10개 대학 중 통합을 통한 혁신 사례로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시범케이스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글로컬대학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부산의 대학들은 두 대학 통합이 가져올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최대 3곳까지 글로컬대학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두 대학이 통합을 통해 글로컬대학을 선점할 경우에 따른 득실 관계를 계산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대학 중 두 대학의 규모가 가장 크고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외면하기 쉽지 않은 구조로 보인다”며 “지역 안배를 고려한다면 다른 대학 입장에서는 2주간 더 파격적인 혁신안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