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4.1℃
  • 맑음서울 24.0℃
  • 맑음인천 21.2℃
  • 맑음원주 23.8℃
  • 맑음수원 22.8℃
  • 맑음청주 25.4℃
  • 맑음대전 25.0℃
  • 맑음포항 19.1℃
  • 맑음대구 25.5℃
  • 맑음전주 23.3℃
  • 맑음울산 20.3℃
  • 맑음창원 21.2℃
  • 맑음광주 25.2℃
  • 맑음부산 21.5℃
  • 맑음순천 23.8℃
  • 맑음홍성(예) 23.8℃
  • 맑음제주 21.4℃
  • 맑음김해시 23.1℃
  • 맑음구미 25.2℃
기상청 제공
메뉴

(경인일보) [인터뷰] 활동폭 넓혀가는 인천 출신 '작사가 한시윤'

"멋진 말보다 공감할수 있는 말 작사… 제 노래 불러준 가수와 공연 열고파"

 

"작사가 이기 이전에 저도 노래를 즐겨 듣는 대중의 한 사람입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또 어렵고 아픈 이들에게는 힘과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노래 가사를 쓰고 남기고 싶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한 작사가 한시윤(41)이 밝힌 포부다. 작사가 한시윤은 "나이야 가라 나이야 가라 나이가 대수냐"는 가사로 유명한 트로트 가요 '오늘이 젊은날'(가수 김용임)과 TV 드라마 '내 이웃의 아내' OST로 알려진 '바이바이'(가수 추가열) 등의 노랫말을 직접 썼다.

올해에는 최근 트로트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가수 길건의 '에이스', '난 몰라', '사랑은 그렇지' 등의 곡 가사를 쓰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그가 가사를 붙인 노래는 공식 음원 사이트에 등록된 기준으로 16곡이다.

작사가 한시윤을 최근 송도신도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유명한 작사가를 제외하고는 작사가는 보통 부업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한시윤도 마찬가지다. 공예 강좌가 열리는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뷰티숍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를 만났고, 본의 아니게 작사에만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작사가라는 본업으로만 활동해도 될 만큼 열심히 활동하겠다"면서 "곡을 써서 히트곡이 많아지면 제 가사를 노래로 불러준 가수와 매년 콘서트를 여는 것이 작사가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자 목표"라고 했다.

'오늘이 젊은날' 등 16곡 공식음원 등록
"'그리운 금강산' 최영섭 선생님과 친척"


한시윤은 인천사람이다. 인천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직장 때문에 울산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인천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며 성장했다.

친조모가 수봉산 자락 밑에서 '수봉슈퍼'를 운영했고 자신은 슈퍼마켓 인근 피아노학원에서 음악을 배웠다. 좋아하는 노래를 물으니 '그리운 금강산'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천의 자랑인 작곡가 최영섭 선생이 외가 친척인데, 최영섭 선생님이 자신의 외할머니의 조카라고 했다.

 

 

작곡가로서 한시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 원칙이 있다. 바로 듣는 이들이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는 "글재주를 뽐내기 위한 멋지고 고급스러운 글귀가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단어로 된 노래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도 처음에는 '책'에 나오는 멋지고 아름다운 단어를 찾아 쓰려고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일상 곳곳에서 쓰이는 표현을 귀담아 듣고 마음속에 새겨두고 새로운 곡을 만나면 자유자재로 꺼내어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한단다. 예를 들면, '오늘이 젊은날' 속의 가사 '나이가 대수냐'가 그런 경우다.

"언젠가 강원도로 놀러 간 일이 있었어요. 외옹치항의 한 횟집 아주머니가 '나이야 가라'로 시작하는 제 노래를 틀어놓고 일을 하시더라고요. 이 노래가 좋으시냐고 물었죠. 아주머니는 이 노래를 틀어놓아야 신이 나고 힘이 나서 회가 떠진다고 답하시더라고요."(웃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또 있다. 노래 한 곡이 한 편의 완벽한 이야기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음악을 지우고 가사만 읽어도 이야기가 말이 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그렇지 않은 노래가 많다"고 했다.

또 노래 가사여서 문법적 자유로움이 있음에도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반드시 지키려고 한다.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나 '외계어' 등은 가사에 쓰지 않으려 노력한단다. 그는 "20년, 30년 후에 태어난 이들이 들어도 헷갈리거나 이상하지 않을 가사가 좋은 가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자주는 아니지만 자신의 노래에서 위안을 받았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너무 힘이 되고 뿌듯하다고 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꼭 그 사랑을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택시 운전하시는 기사님들이나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처럼 하루 종일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제 노래가 작은 위안이 된다니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꼭 작사가로 성공해서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