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에 적용된 '모노레일' 방식을 엑스코 연장선과 4호선 순환선에 사실상 적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제조사인 일본의 히타치가 비용 문제를 들어 국토교통부의 철도 차량 '형식승인'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노레일 방식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엑스코 연장선은 사업비가 급증해 예타를 다시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고, 트램 방식 도입을 철회한 4호선 순환선은 AGT(고무차륜경전철)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 됐다.
24일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모노레일 차량 제조사인 히타치는 올해 초 3호선 엑스코 연장선 사업에 참여 의사가 없다고 대구시에 통보했다. 히타치 측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유보하고 있지만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히타치가 도시철도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모노레일을 운영 중인 대구시와 협업을 중단한 데에는 국내에서 시행 중인 관련 법의 영향이 크다.
2014년 4월 시행된 철도안전법에 따르면 철도 차량을 신규 도입할 때는 반드시 '형식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형식승인에 들어가는 비용은 차량 한 대당 수십억원에 달해 2015년 개통한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외에는 국내에 모노레일 차량 공급 실적이 전무한 히타치 입장에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모노레일 차량을 만드는 다른 해외 업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시는 한국형 경전철로 현대로템 등이 생산하는 AGT 방식으로 엑스코 연장선 건설을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문제는 엑스코 연장선이 AGT 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공사비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 총사업비가 15% 이상 늘어날 경우 자칫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받아야 할 수도 있다.
AGT는 모노레일처럼 교각을 세워 운행하지만 중앙의 한 개 레일을 타고 달리는 모노레일과 달리 일반 기차처럼 좌우에 11자 모양 선로를 타고 주행하는 방식이라 구조물이 더 크고 무겁다. 여기에 3호선과 연장선의 운행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 환승 등의 호환성과 운행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시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에는 물가 상승분을 사업비 증가 요소로 반영해 준다. 공사비와 시설 부대 경비, 용지보상비 등 전체 비용의 10%를 예비비로 포함해 총사업비를 냈기 때문에 AGT 방식을 채택하는 것만으로 예타조사를 다시 받아야 할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