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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수도권 기업 곶감 빼먹듯… '대기업 지방 이전' 꺼내든 정부

이상민 장관 '역차별 논란' 기름

윤석열 정부가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연일 강조하면서 경기도에는 기업 유출 악몽이 다시 번지고 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겠다는 목적이지만, 도내 북부지역의 경우 주요 지방도시보다도 열악한 상황에 놓여 '수도권 역차별' 우려가 나온다.

지난 26일 지방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본질적인 방법으로 '대기업 지방 이전'을 꺼냈다.

이 장관은 지역에 있는 청년들이 일자리와 교육을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든다고 지적하면서 "지역 인재들이 그 지역에 머물면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뤄내려면 일자리와 교육의 혜택을 지방에 돌려줘야 한다. 가장 큰 임팩트가 있는 것은 대기업의 이전"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각종 세제 지원은 물론 대학 등 교육시설, 문화예술시설 등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며 대기업과 명문대·특목고를 묶어 이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이는 현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제시한 '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조성과 맞물려 있다.  

 

"기업·명문대·특목고 묶어 이전"
지방재정회의서 구체적 안 내놔
 

 

정부는 지역 내 대규모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소득·법인세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규제 개혁 등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1990년대 이후 지역균형발전 논리가 강조되면서 수도권은 매번 '수도권 엑소더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정부 정책 방향에 따른 피해도 고스란히 수도권이 받는데, 기업 이전은 일자리 등과 연결돼 지역경제 피해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경기 북부지역은 수도권에 속하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낙후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이천 '현대엘베' 충주行 등 사례
균형발전론에 수도권 피해 우려
규제 묶인 경기북부는 '낙후 방치'

 

이 장관이 대표적인 비수도권 이전 기업으로 꼽은 곳도 이천에서 충주시로 이전한 현대엘리베이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토종기업으로 이천시 지역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수도권 규제로 공장 확장 등이 어려워지자 충주시로 지난 2월 이전했다.

이천시는 2천여명의 직원이 감소했는데, 충주시는 여러 기업과 투자 협약을 체결하며 현대엘리베이터 투자 효과를 보고 있다. 도내 위치해 수도권 유망기업 중 하나인 생명공학 제약기업 (주)뉴젠팜은 제주특별자치도로 이전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통해 1조7천억원에 달하는 기업 민간투자와 2천여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뒀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은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지방소재 기업을 신·증설할 경우 지원하는 보조금을 말한다.

이 같은 상황에 도에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한데, 도 관계자는 "경기도로 이전하는 기업에 별도로 제공하는 혜택은 없다. 정부 정책으로 기업이 유출되는 상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