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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인천AG 10년, 무얼 남겼나?·(上)] 경기력 잃은 '아시아드' 영광 마저 잃나

4700억 짜리 주경기장 활용방안 필요

시설 훼손·철거 스포츠 기능 상실
공연 대관 등 수익… 시민공간 없어
상권 미발달… 市 차원 대안 답보
부산아시아드 국제대회 개최 대조

2014년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45억 아시아 전역에 인천이란 도시를 알린 대규모 국제 행사였다.

도시를 밝혔던 성화가 꺼진 지 10년, 아시안게임이 인천에 남긴 유산은 무엇인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인천아시안게임·패러게임 10주년을 기념하는 KBS열린음악회가 개최된 지난 10일 오전 서구 연희동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전체 면적 63만㎡)을 찾았다. 인천아시안게임 개·폐막식을 치른 기념비적 장소이자, 현재 인천아시안게임을 기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유형의 유산'이다. 10년 전 영광의 순간, 현재 남겨진 것들, 앞으로 주어진 과제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날 저녁에 막을 올릴 열린음악회를 보기 위해 수백명의 관객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면서 아시아드주경기장 일대는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경기장 안에 입점한 카페와 영화관, 예식장은 한산했다. 평일 오전 아시아드주경기장 풍경은 이처럼 인적이 뜸하다. 가끔 대규모 공연 등 특별한 행사가 있거나 결혼식이 있는 주말에만 북적인다.

경기장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아시아드경기장역과 도보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인근 상권은 발달하지 못했고, 주변에는 주거지와 학교 등만 있다.

약 4천700억원을 들여 2014년 준공한 아시아드주경기장은 이제 스포츠 시설로서 기능을 잃었다. 경기장 잔디는 훼손돼 곳곳이 파여 있었고, 6만석 규모였던 관중석 가운데 절반이 철거됐다. 국제 스포츠 대회도 열리지 않고 있다. 주경기장 옆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만 국제 대회가 열리고 있을 뿐이다.

경기장에는 인천시설공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인천서부지부 등 공공기관들이 입주해 있다. 영화관, 카페, 스크린 골프장, 예식장, 볼링장 등이 수익 모델로 활용되고 있다. 주경기장 운동장에서는 대형 공연 대관 행사가 종종 열린다. 최근 인기 가수 싸이와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온전히 시민들을 위해 쓰이는 공간은 찾기 어려웠다.

경기장 운영 방향이나 활용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고 있는 류재근 아시아드주경기장 주민참여위원은 "대규모 경기장이 지역에 있으면 여러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시민이 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데, 시민을 위한 공간을 늘려 지역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드주경기장에 대한 인천시 차원의 추가적 활용 방안 모색은 답보 상태다. 또 다른 아시안게임 개최 도시 부산의 주경기장 활용과는 대비된다.

2002년 아시안게임이 열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 내년 개최될 예정인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 맞춰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여전히 국제 규모 스포츠 경기장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지난해 6월 한국과 페루의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열렸고, 같은 해 8월에는 프랑스 프로축구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과 전북 현대의 경기가 펼쳐졌다.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전국체전을 앞두고 노후화된 시설의 보수 공사를 이달부터 진행하고 있다"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에는 사직야구장이 있고 상권도 발달해 많은 시민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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