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국립 문화예술시설이 부족한 탓에 오랫동안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현재 박물관·미술관이 들어서는 인천뮤지엄파크,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으나 지금 당장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시설은 제한적이다.
인천시 문화예술분야 예산 비율은 전국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천시 문화예술분야 예산 비율은 1.24%다. 6대 광역시 문화예술분야 예산 평균(2.25%)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수치다. 인천시민 1인당 평균 문화예술 관련 예산액은 3만6천300원으로, 6대 광역시 평균(7만3천300원)의 49.5% 수준이다.
인천시가 책정한 문화예술 예산 상당 부분은 문화예술 기반시설 건립과 정비·운영에 쓰이고 있다. 인천시 문화예술 예산이 문화예술인 육성이나 시민 문화력 증대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다.
작년 1.24%, 광역시 2.25%比 낮아
시설건립에 집중 예술인 육성 부족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은 6·1 지방선거 제2호 공약으로 문화예술 예산 확대를 꼽으면서 '문화와 예술이 일상이 되는 도시 인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화예술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음악과 댄스·영화·드라마 등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K-콘텐츠 월드'를 만들겠다는 게 유정복 당선인 구상이다.
유정복 당선인은 문화예술 예산 비율을 1%대에서 3%대로 높이겠다고 했다. 내년부터 문화예술 예산을 단계적으로 증액해 임기 내에 3%대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예술 기반시설 관련 공약으로는 음악대학, 문예전문도서관, 서북권 종합예술회관, 문화예술인단체 회관 건립이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아트센터 인천' 2단계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공약에 포함됐다. K-콘텐츠 월드는 K-POP 전문 공연장을 만드는 등 한류 콘텐츠 육성을 목적으로 추진된다.
유정복 당선인은 개항 이후 인천에 세워진 국내 최초 세관을 복원해 근대 세관과 관세 행정 역사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 외에 문화예술을 즐기기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오케스트라'와 '1만원으로 즐기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열고 옹진군에 섬마을 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K-콘텐츠 월드'·국내 첫 세관 복원
송도 해안 둘레길·레저 콤플렉스도
체육공약으로는 해양 관광과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사업이 포함됐다. 송도국제도시 해안에 해상 레포츠형 워터프런트와 해안 둘레길·자전거길을, 경인아라뱃길 일대에는 관광·스포츠 복합단지를 만들어 주민들의 체육활동을 장려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강화군에 트레킹 코스를 만들고 유적지 답사 등을 연계한 '섬 사랑하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섬 관광객 5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유정복 당선인은 주민이 언제든 집 근처에서 생활체육을 할 수 있도록 공공 체육시설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도 공약했다. 이를 위해 계양구에 문화복지스포츠센터를 만들고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문학·선학경기장, 용현·학익지구 일대에 있는 기존 스포츠시설에 골프장과 배드민턴장 등 주민 수요가 높은 종목을 추가해 스포츠·레저 콤플렉스를 조성할 방침이다.
유정복 당선인 측은 "인수위원회를 통해 문화예술, 체육분야 공약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친 뒤 이를 이행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주민이 언제든 문화·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프라와 사업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