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2년 2개월 여만에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코로나에 감염된 것인데, 지난 2년 간의 'K방역'이 실패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에서 정부의 잇단 방역 완화로 최근 수십만 명대 확진자가 쏟아지는 'K 감염'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9만 881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는 전날(35만 3968명)보다 13만 6913명 급증했다. 지난 17일(62만 1205명) 확진자 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40만 694명보다는 9만187명 많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7일 최다치를 기록한 이후 주말·휴일을 거치면서 21일(20만9145명) 20만명대까지 내려왔다가 전날부터 다시 폭증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는 1042만 7247명으로, 1000만 명을 넘었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792일만이다. 국민 5명 중 1명 꼴로 감염된 수준이다.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지난 2년 간 세계적인 모범 방역사례로 꼽혔던 'K방역'이 결국 실패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6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국내 첫 환자 발생 748일만이다. 당시 방역당국은 인구가 1000만 명 이상이면서 한국보다는 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늦게 누적 확진자 100만 명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이 되기까지 콜롬비아는 233일, 스페인은 264일이 걸렸다. 캐나다는 435일, 그리스는 656일, 호주는 715일 소요됐다.
올해 1월 중순 국내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국내 코로나 발생 이후 누적 100만 명까지 2년이 걸렸지만, 100만 명에서 10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은 고작 한 달 반 걸렸다. 이달 확진자 수는 680만 2141명으로 누적 확진자의 69.9%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인구 20%가 감염력을 가질 때 유행 감소세가 시작되는 경향도 나타났지만, 아직 감소세로 전환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지난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8명으로 완화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고, 전파력이 기존 변이보다 높은 '스텔스 오미크론'도 확산하고 있어 정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위중증·사망 피해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확진자 규모가 정점에 이른 뒤 2-3주의 시차를 두고 위중증·사망자 수도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291명으로 직전일(384명)보다 93명 줄었으나 여전히 300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084명으로 전날(1104명)보다 20명 줄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8일(1007명) 이후 16일째 네 자릿수로 나오고 있다. 연령대별 사망자는 80세 이상이 17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대 63명, 60대 38명, 50대 6명, 40대 4명 등이다. 30대 사망자도 1명 나왔다. 누적 사망자는 1만3432명, 누적 치명률은 0.13%다.
jinny@daejonilbo.com 진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