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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이수지 작가 ‘아동문학 노벨상’ 안데르센상 수상

한국인 사상 최초…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선정
‘여름이 온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 집필

 

덴마크가 낳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은 아동문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 ‘벌거숭이 임금님’, ‘인어공주’ 등은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안데르센이 사망했을 당시 장례가 국장으로 치러질 만큼 그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 그를 기리기 위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이하 안데르센상)이 제정돼 2년마다 세계의 작가(글작가 1명, 그림책작가(일러스트레이터) 1명)들을 대상으로 수여하고 있다. 상은 ‘아동문학 노벨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에서 선정한다.
 

한국 작가가 사상 첫 안데르센상을 수상해 화제다. 주인공은 이수지 작가.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 기자회견에서 이수지 작가를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작가가 이 부문 수상을 한 것은 지난 1984년 일본 안노 미쓰마사 이후 38년 만이다. 이로써 한국은 안데르센상 수상자를 배출한 28번째 국가가 됐다고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가 전했다.

이에 앞서 이 작가는 지난달 ‘여름이 온다’로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알려진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우수상)에 선정돼 눈길을 끈 바 있다. 또한 ‘토끼들의 복수’로 ‘스위스의 가장 아름다운 책’ 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2016년에도 안테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당초 안데르센상은 글 작가에게만 수여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1966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이 신설됐다. 각국 안데르센 위원회에서 자국 대표 작가를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에 추천하면 심사위원 10명이 투표로 최종 수상자를 뽑는다.

특히 지금까지 창작한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상보다 권위가 높다. 심사위원들은 문학적 성취와 작품의 참신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한다.

지금까지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면모는 화려하다. 에리히 캐스트너, 모리스 센닥,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앤서니 브라운, 지아니 로다리 등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들이 선정됐다.

올해는 32개국에서 모두 62명이 등록했으며 지난달 6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 작가와 경쟁했던 후보들은 일본 아라이 료지, 폴란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이탈리아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아르헨티나 고스티 작가 등이다.

이 작가의 대표작 ‘여름이 온다’는 음악과 그림, 이야기를 결합한 그림책이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과 함께 들었던 비발디의 ‘사계’를 모티브로 한다. 아이들의 귀로 들어보고 이미지를 떠올려 본 것이 책의 시작이라고 한다. ‘사계’ 중 ‘여름’의 흐름을 따라 3악장으로 분류되는데 장마다 기법이 달라 다채롭고 입체적인 이미지와 감흥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글 대신 이야기를 끌고 가는 선과 면, 색의 조화는 시각적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스페인, 프랑스 등 5개국에 판권이 판매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한국위원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02)부터 아이의 현실과 환상 세계를 책의 물성을 토대로 꾸준히 탐구한 작가”라며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 등 보편적 주제를 다뤄 그림책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이 작가를 소개했다.

지난 1996년 서울대 서양학과를 졸업한 이 작가는 2001년 영국 캠버웰예술대에서 북아트 석사과정을 밟은 뒤 그림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으며 안데르센상 수상의 가능성을 높였다. 지금까지 직접 쓰고 그린 책으로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등이 있으며 그린 책은 ‘물이 되는 꿈’, ‘이렇게 멋진 날’ 등이 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9월 5일부터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열리는 제38차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국제총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