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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에덴동산’ 터키 괴베클리테페, 코로나19에도 관광 인기 폭발적

기자 출신의 영국 작가 션 토마스가 <창세기 비밀>이라는 소설에서 ‘에덴동산’으로 묘사해 큰 화제를 모은 터키의 괴베클리 테페가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딛고 큰 인기를 얻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터키 문화관광부는 15일 “지난해 괴베클리테페 방문객은 56만 7453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괴베클리테페는 앙카라에서 동남쪽으로 872km 떨어진 외렌직 마을 근처에 위치한 고대 유적이다. 시리아 국경과는 불과 수십km 떨어져 있으며 쿠르드 족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괴베클리테페가 발견된 것은 1963년 이스탄불 대학교와 미국 시카고 대학교사 실시한 조사작업 때였다. 이곳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린 사람은 1995년부터 2014년 죽을 때까지 발굴 작업을 진행한 독일 고고학자 클라우스 슈미트였다. 그는 이곳을 “세계 최초의 신전”이라고 봤다. 선사시대 종교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된 신전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배불뚝이 언덕’이라는 뜻인 괴베클리 테페는 쿠르드 언어로는 지레 미라잔 또는 지라브레슈케로 불린다. 이 유적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거석으로 평가받는 거대한 T자형 돌기둥들이 받치고 있는 여러 개의 대형 원형 구조물로 이뤄져 있다. 돌기둥들은 동물을 의인화한 그림, 의복과 각종 야생동물 부조로 장식돼 있다.

 

괴베클리테페는 지금으로부터 1만 1500~1만 년 전 신석기 초기인 기원전 9500~8000년에 만들어져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괴베클리테페가 건설된 시기는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7100년, 영국 스톤헨지보다 6100년 앞선다.

 

일부 역사학자는 이 무렵부터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괴베클리테페에서는 아직 농사를 지은 흔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발굴이 더 진행되면 농사 및 주거지 흔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슈미트는 과일을 채집하거나 사냥을 하면서 광범위한 영역을 떠돌아다니던 부족이 만들었거나 사용한 곳이라고 추정했다. 또 이곳에 거주한 사람은 아주 소수였거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다른 고고학자들은 슈미트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슈미트가 죽은 이후에는 이스탄불 대학교와 샨르우르파 박물관 그리고 독일고고학위원회가 발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현재 발굴된 구역은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하다. 앞으로 얼마나 놀랄 만한 유물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201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한편 영국 작가 션 토마스(필명 톰 녹스)는 2009년에 출간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창세기 비밀>에서 ‘허구의 이야기’라고 전제하면서도 ‘괴베클리테페는 아담과 이브가 살았던 에덴동산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담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책에서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에덴동산 이야기는 인간의 수렵채집 시대를 묘사한다. 괴베클리테페는 기후가 온화한 덕분에 숲과 목초지, 사냥감이 풍부해 이곳에 살던 수렵채집인들에게는 에덴동산이었다. 하지만 북부에서 폭력적인 부족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상황이 달라졌다. 여자들은 그 부족에게 빼앗겨버렸고, 식량이 모자라게 돼 농사를 지어야 했다. 삶은 힘들어졌다. 그것으로 에덴동산은 사라져버렸다’고 적었다.

 

<창세기 비밀>이 발표되자 슈미트를 후원했던 독일고고학연구소가 “소설은 엉터리 인터뷰를 기반으로 쓴 엉터리 작품”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