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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3단계까지 간 하청…결국 ‘안전 백년하청’

광주글로벌모터스 잇단 산재 사망사고 이유 있었다
재하청 노동자 안전 위협 속 원청업체에 고가 수주가 혜택 의혹도
낮은 수주가에 안전 투자 소홀…다단계 하도급 고리가 만든 ‘人災’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 취지 무색…노동계 철저한 진상조사 촉구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에서 작업중 떨어져 숨진 노동자〈광주일보 1월 25일 6면〉는 다단계 하청 고리의 맨 아래 위치하는 ‘을(乙) 중의 을’이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내걸었던 ‘노사상생형 일자리’ 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세한 하청업체의 경우 안전설비·교육에 투자할 능력이 부족하고 공기 단축 압박까지 받게되면 안전관리ㆍ감독도 소홀히 할 우려가 커진다는 게 노동계 시각이다. 이 때문에 원청 책임 강화가 최우선 대책으로 꼽히는데도, 국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을 늦추면서 노동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하청이 3단계까지 진행된 점을 들어 원청업체에 대한 고가 수주가 배정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25일 민주노총과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GGM 공장에서 천장 ‘덕트’ (공기가 흐르는 통로 구조물) 설치 작업을 하다 추락해 숨진 노동자는 재하청 업체의 일용직 노동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GGM과 계약을 체결한 원청 중견기업인 A업체는 B업체에 하청을 줬고 C업체가 다시 재하청을 받아 작업에 들어갔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C업체는 A씨 같은 일당 노동자를 채용해 수주한 공사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경찰 측 분석이다.

원청대기업의 하청과 재하청을 받는 업체들의 경우 낮은 수주가와 영세성 등으로 공사를 진행하는데도 빠듯하다보니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 교육과 안전 설비에 투자할 능력을 갖춘 업체가 드문 실정이다.
 

이같은 점을 들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다단계 하청 시스템 속에 놓인 소규모 영세 사업장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광주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다단계 하청 구조는 원청으로부터 공사를 의뢰받은 하청 업체가 또다른 업체에 공사 전체를 맡기는 재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며, 공사금액의 일부분만 챙기는 방식으로 하도급의 꼬리가 길어질 수록 공사금액은 줄 수 밖에 없다”며 “최종 하도급 업체는 낮은 수주가에 맞춰 공사를 해 이윤을 남겨야 하는 만큼 안전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상생형 일자리’를 내걸었던 GGM이 산업 현장의 고질적 문제점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뿐인 ‘노사 상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광주노동청은 GGM 공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망사고와 관련된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중이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노동청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다단계 하청도급 문제와 책임자에 대한 처벌, 계속 일어나고 있는 사망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면서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죽지 않고 안전한 일터 만들기 공동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공동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상생형 일자리’를 조성한다는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죽음의 공장이 돼버렸다”면서 “광주시는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관계자는 이와관련, “숨진 노동자가 2차 하도급 업체 소속인 것은 맞지만, 재하도급이 불법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역(광주) 기업에게 기회를 주려한 재하도급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