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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단독] 부시장 수락 홍의락 인터뷰 "통합신공항 합의정신 중요"

대구시 경제부시장 수락한 홍의락 전 의원 인터뷰(전문)
통합신공항 합의 정신 강조, 일 중심의 조직 변화 예고

 

대구시 경제부시장직을 수락한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합의 내용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기존에 동의한 합의 정신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며 "앞으로 직급을 구분하지 않고 현안별 테스트포스팀을 꾸려 적극적인 일 처리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시 경제부시장 수락 의사를 밝힌 홍 전 의원은 이날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부시장직 수락 문제는 뿌리칠 수도 없고,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복잡한 문제였다"며 "하지만 결국 거절하게 되면 그동안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공언한 말이 허언이 될까 봐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홍 전 의원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나 한 명이 대구시에 들어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합의 내용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합의 정신이 있으면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선례가 있어야 되는데 우리 지역은 그게 좀 아쉽다. 지역 언론들도 그런 점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제 현안 추진을 위해 직제와 직급 경계를 허무는 상시적 테스크포스팀 구성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현안 해결을 위해 특정 인사가 특정 현안에 전권을 쥐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일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현안이 발생하면 팀장을 세워 대응하되 팀장에 과장'국장이 될 수 있고, 거꾸로 팀원에 과장'국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러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경제부시장 후속 인선과 관련해 "권영진 시장이 전재문 전 보좌관에게 영입 제안한 케이스는 나와 사전 상의한 게 아니라 내 결정을 유도하고 나를 배려해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분들은 앞으로 권 시장과 상의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적 정리 문제와 관련해 홍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위해 당적을 한 번 정리한 적이 있어 이번에 또 당적을 버리면 (지지자들로부터) '이게 무슨 의미일까?' 생각할 수도 있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현행 공직자 관련 법상 당적 유지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대구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말에 홍 전 의원은 "이제는 '아프면 아프다' '힘들면 힘들다'고 가감 없이 이야기해 달라"며 "바둑도 수순이 바뀌면 살 수 있는 말도 죽게 되는데 앞으로 일 처리 순서에 대한 검토 등을 통해 시정에 일조하겠다"고 했다.

 

 

(인터뷰 전문)

 

▶ 경제부시장직 수락 배경은?

 

= 지난 6월 2일 시장실에서 권영진 시장과 2시간 동안 도시락을 먹으면서 격의 없이 이야기했는데 이야기 막판에 갑자기 (경제부시장직을) 제안하더라. 한 달 가까이 이리 빼고 저리 뺐는데 지금까지 기다려 준 부분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제안을 받고서는 뿌리 칠 수도 없고, 안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우선 대구의 어려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시민들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고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다시 용기를 갖지 않으면 미래가 안 보일 정도로 지쳐 있구나 생각했다. 성공하고 안 하고를 떠나 이거(부시장직 수락)라도 해서 '변화를 이룰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의외의 기분 좋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받았다.

 

또 제가 그동안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하고 다녔는데 이번 제안을 거절하면 다 허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 권 시장은 '경제 전권을 주겠다'고 했는데 자신의 권한은 어디까지로 보는가.

 

= 앞으로 일을 해보면 저절로 알게 되지 않겠는가. 미리 선을 그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다 보면 서로 이야기하고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앞으로 경제 구상은.

 

= 특별한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먼저 우리가 좀 변해야 한다. 사실 변해야 한다는 점은 알고는 있으나 (세상 변화) 속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이제는 대구 공동체 내에서 변화'속도의 감을 빨리 잡고 적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진화하거나 다른 데 대한 이해도를 넓히면서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 시정 경제 기조 급변하나?

 

= 대구시 경제 기조가 급격히 바뀔 수는 없다. 지금까지 시청 공무원들이 고생해서 만들고 구축한 시스템 아닌가. 문제는 순서라든가 의사 결정 구조 차이점 등이다. 그런 점을 보완하고 싶다. 바둑도 수순이 바뀌면 살 수 있는 말도 죽는데 일 처리 순서 등에 대한 검토 등을 제가 들어가서 하고 싶다.

 

▶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말인가.

 

= 방향에 대해서는 각계각층이 마음을 열어두고 토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구는 조금 더 공감하고 개방적인 토론, 이런 것이 필요하다. 방향은 개인이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항상 소통하고 그에 대한 방향을 만들고, 서로 질문을 많이 하는 문화를 구축하고, 그래야 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자기 생각들을 의견 제시하고 말하는 구조들이 구축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대구는 아직까지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보일까'하는 염려들이 많은 것 같다. 조금 더 질문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토론이 옳은 방향성을 결정지을 수 있는가.

 

= 방향이 정책이고 정책이 방향이다.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니까 이제부터 보고 받고 들어보겠다. 특히 특정 인사가 특정 현안에 전권을 잡고 하는 게 아니라 일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깊다. 예를 들어 현안이 하나 발생하면 팀장을 세워 구성하는 방안을 꼽을 수 있다. 팀장은 과장'국장이 될 수도 있고 거꾸로 팀원에 과장'국장이 들어갈 수도 있게 해 일을 풀어나가는 방안을 고민하겠다. 기동성과 역동성이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현안 마다 전문 테스크포스팀을 구축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가장 시급한 현안인데.

 

= 거듭 이야기하지만 나 한 명이 들어간다고 해서 그게 해결되지 않는다. 제일 먼저 합의했던 내용이 있다. 만약 합의 내용이 부족하더라도 합의 정신이 있으면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선례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지역 공동체는 그런 게 좀 부족하다. 그런 문화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 언론들도 그런 점에 대해 강력한 태도를 보여 주고 해야 한다. 어떨 때는 언론이 비판도 하고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 군위 군수가 저렇게 나오는 건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선뜻 해결할 수 있다고 하겠는가.

 

▶코앞에 닥친 문제가 포스트코로나 해법이다.

 

= 대구는 코로나로 제일 큰 피해 입었고, 공동체가 크게 훼손됐다. 어떤 식으로 회복해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이고 어떤 깊이와 넓이로 상처 입었는지 잘 모르는 상태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빨리 서로 이야기하면서 상의하고 치유해 나가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정치'행정가들이 '이런 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런 행동들이 시민들과 괴리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관련 토론의 장을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

 

▶ 지역에선 여권 창구 역할 기대감이 높아졌다.

 

= 그렇게 보인다. 창구 역할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는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 대구 여론은 민주당이 지역을 외면한다고 하는데, 이번에 중앙당 등 여권 전체가 부시장직에 가는 것을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단호하게 하지 말라고 주변에서 말했다면 제가 쉽게 거절할 수 있었으나, 의외로 (시청에) 들어가라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았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공개적으로 지지한 데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도 장시간의 통화에서 적극 환영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정세균 국무총리도 '할 일도 많고 하니 좌고우면하지 말고 들어가라'고 지지했다.

 

▶ 전재문 전 보좌관 외 인사 영입 카드는 있는가.

 

= 전 보좌관 케이스는 나와 상의한 게 아니라 나를 배려해서 (권 시장이) 시도한 것 같다. 나로선 그렇구나 생각하고 있는 상태다. 다른 분들은 이야기해 봐야 되겠는데 특별히 현재로선 누구다 할 수 사람은 없다. 앞으로 시장님과 상의해 나가겠다.

 

▶ 당적 정리 문제는?

 

= 지난 총선에서도 무소속을 결심하면서 당적을 한번 정리한 바 있어 고민됐다. 이번에 또 당을 떠나면 주변으로부터 '이게 무슨 의미인가?'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두려웠다. 당인으로서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행보들이 당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당직을 떠나는 것이지 심적으로는 변하지 않는다. 그래야 여권 창구 역할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대구시당 상무위원회에서도 이번 기회를 활용해 대구시민들이 갖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해소하는 발판으로 삼자는 의견이 많았다.

 

▶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은.

 

= 시민들이 그동안 무던히 참고 견디면서 살아왔다. 감정 표현 서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아프면 아프다 함들면 힘들다, 그냥 있는 대로 말해주시고 주장해 주시고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야 정치와 행정 하는 사람들이 선뜻 '이렇게 해야 한다'고 결정하거나 오판하는 사례를 줄어들게 한다. 이런 논의 구조가 큰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또 기본 시장에서 우수해지려고 하더라도 변화 과정에서 장담할 수 없다. 새로운 시장을 향해 도전하는 발상의 전환을 이뤄내고 싶다. 같이 힘을 모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