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팔도명물] 강원도 '양구 수박'
1970년대 농산촌이 고향인 사람들은 한 여름밤 초가집 앞마당에서 덕석(짚으로 새끼를 꼬아서 직사각형이나 네모나게 짠 돗자리의 일종)을 깔아 놓고 온가족이 옹기종기 둘러 앉아 달덩이 같은 수박을 쪼개 먹던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산다.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다. ◆여름철 대표 과일 수박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양도 많아서 큼직한 한통을 자르면 온 식구가 실컷 먹을 수 있다.당시에는 주전부리가 귀했던 시절이어서 수박 몇통을 마을에 선물하면 동네 어르신들의 인심까지도 후하게 얻을 수 있었다. 지금은 범법행위(?) 지만 당시에는 수박서리도 흔한 일이 였다. 동네 형이나 친구들과 모여 강가에서 정신없이 멱(물놀이)을 감다가 허기지면, 외진 수박밭에 들어가 주인 몰래 몇통 따서 배고픔을 채우기도 했었다. 원두막 주인 아저씨가 수박서리를 모를 리가 없었겠지만, 알면서도 모른척 넘어간듯 하다. 여름방학때 마다 외갓집에 가면 외할머니가 스테인리스 그릇에 수박을 먹기 좋게 썰어 넣은 시원하고 달달한 수박화채를 먹던 옛 추억이 생각나기도 한다. 이처럼 수박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린시절 한두가지 이상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
- 한국지방신문협회강원일보 정래석기자
- 2021-07-29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