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7일 영화의 바다로 출항한다. 오는 26일까지 열흘간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남포동 일대를 비롯한 부산 전역은 축제의 무대로 변한다. 올해는 영화제 30주년을 맞아 첫 경쟁 부문 도입과 아시아영화 100 특별 기획, 다채로운 게스트 초청으로 더욱 풍성한 축제를 예고한다. ■BIFF에서만 만나는 특별한 영화 올해 주목할 만한 특별전은 ‘아시아영화 100’이다. 특별전은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을 주제로 지난 30년간 아시아 영화사를 빛낸 작품들을 상영한다. 자파르 파나히의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차이밍량의 ‘안녕, 용문객잔’, 두기봉의 ‘흑사회’, 왕빙의 ‘철서구’가 초청됐다.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드라이브 마이 카’로, 한국에서는 이창동의 ‘버닝’, 박찬욱의 ‘올드보이’가 함께한다. 상영 후 감독과 배우가 직접 관객과 만나 창작 과정과 작품의 의미를 공유한다.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 ‘부산 어워드’를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장률의 ‘루오무의 황혼’, 비간의 ‘광야시대’, 미야케 쇼의 ‘여행과 나날’ 등 14편이 후보에 올랐다. 이 가운데 10편은 월드 프리미어로 볼 수 있다.
“좋은 영화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믿어요. 좀 더 나은 현실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에요.” 신작 ‘멍뭉이’로 돌아온 김주환 감독의 말이다. 감독의 이런 믿음은 새 영화를 준비하며 고뇌하고 흔들릴 때마다 그를 다시 서게 했다. 덕분에 이번 작품의 외피는 전작 ‘청년경찰’ ‘사자’와 달라도 영화의 결이 서로 맞닿아 있는 느낌을 준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우리 영화가 선한 영향력의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사촌 형제 민수와 진국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새 반려인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 감독은 개인적인 경험과 유기견 관련 조사를 더해 영화를 완성했다. 그는 “저도 강아지를 오래 키웠다”며 “영화에 나오는 ‘루니’와 ‘레이’는 예전에 제가 키웠던 반려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는 “유기견 센터에서 일하시는 분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 이야기들은 최대한 원형으로 가져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려고 발톱을 모두 뽑아놓고 유기한 사례도 있더라고요. 무언가를 직접 가르치려는 영화는 아니에요. 다만 이런 것도 있다고 알려주면서 생각해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