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통로,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여 겨우 들어간 동굴 안에 1만년의 역사가 펼쳐졌다. 세계유산축전 사무국은 지난 4일 세계자연축전을 150일 앞두고 도내 언론을 대상으로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미공개 동굴 일부를 공개했다. 이날 취재진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벵뒤굴이다. 벵뒤굴은 거문오름에서 시작된 용암이 흐르면서 가장 먼저 생성됐다. 입구만 23개에 달하고 천장과 바닥 사이 공간이 좁은 것이 특징이다. 벵뒤굴은 지표 위에 용암이 흘러가며 생성된 굴이라 지상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조심스럽게 동굴 내부를 살펴보니 동굴의 윗부분과 양쪽 벽이 무너진 일부 구간은 돌다리를 연상시키는 용암교가 형성돼 있었다. 벵뒤굴 용암교를 뒤로하고 초록빛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니 철문으로 막아놓은 세 번째 입구가 나타났다. 벵뒤굴 비공개 구간이었다. 헤드랜턴을 켜고 조심스럽게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습한 기운이 느껴지는 어두운 동굴 안에서 하얗고 반짝이는 무언가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동행한 기진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학예사는 동굴벽에 하얀색을 띄는 모습은 습한 동굴에 미생물, 박테리아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제주지역의 국가무형문화재를 보고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를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제주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과 제95호 ‘제주민요’ 공개행사가 진행된다. 장순자 국가무형문화재 갓일 보유자는 4일부터 6일까지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갓 전수교육관에서 ‘갓일’시연에 나선다. 갓일은 갓을 만드는 과정이다. 제작기술이 매우 복잡하고 정밀하기 때문에 이를 습득하는 데 1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갓은 조선시대 성인 남자들이 외출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예복중의 하나로 원래는 햇볕, 비, 바람을 가리기 위한 실용적인 모자였으나 주로 양반의 사회적인 신분을 반영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갓 시연 행사에서는 수요가 줄어 예천, 통영, 제주 등지에서만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갓 제작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오는 12일 오후 2시에는 서귀포시 성읍민속마을 내 마방터에서 제주민요 보유 단체인 제주민요보존회 시연으로 ‘제주민요’가 울려 퍼진다. 제주민요는 제주지역의 토속적인 민요로서 구슬프고 애절한 느낌이 특징이다. 일명 ‘창민요
고(故)이건희 삼성회장이 개인 소장하고 있던 국보급 수작과 세계적 미술품 중 이중섭 작품 10여 점이 제주에 온다. 이 회장 유족들은 28일 고미술품과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작품 등 1만1000여 건,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천재화가 이중섭의 작품 ‘섶섬이 보이는 풍경’과 ‘해변의 가족’ 등 10여 점이 제주도에 기증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작품 중에는 이중섭이 6.25전쟁을 피해 1951년 제주에 내려와 11개월 남짓 서귀포에 머물면서 그린 그림들과 제주와 연관된 작품이 다수 포함됐다. 이번에 기증되는 작품은 엽서화 3점, 은지화 2점, 유화 6점, 수채화 1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귀포시에 위치한 이중섭 미술관에는 47점의 이중섭 작품이 전시돼 있지만 은박지에 그려진 은지화와 편지화가 대부분이다. 이중섭 주요 작품이 제주에 온다는 소식에 문화예술계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서양화가인 채기선씨는 “제주로서는 큰 축복”이라며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을 선물 받은 것”이라며 기뻐했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이자 정신을 선물 받은 것으로 감사해야 일”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에서 제주의 봄바람을 닮은 아름다운 하모니가 울려 퍼진다. 제주아트센터(소장 김영기)는 오는 26일 오후 3시 센터 로비에서 문화가 있는 날 4월 기획프로그램으로 ‘트리오 보롬 제주의 하모니’를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공연은 지난해 온·오프라인 음악 프로젝트인 ‘음악 책갈피’로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한 기획자이자 작곡가·피아니스트인 문효진이 연출을 맡았으며, 문 기획자가 단장으로 있는 실내악공연단‘트리오 보롬’이 감동을 자아내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트리오 보롬’은 제주의 음악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결성된 팀으로, ‘오돌또기’, ‘이어도사나’ 등 제주민요를 서양악기로 재구성해 국제 음악행사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문 기획자의 에세이 ‘바람이 된 피아노’에 담긴 이야기를 포함해 삶 속에 녹아든 오래된 노래와 민요를 다양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었던 ‘You raise me up’, 흑인 영가 ‘거기 너 있었는가’를 비롯해 문 기획자가 작곡한 ‘영혼은 바람이 되어’와‘해녀의 노래’,‘느영나영’ 등 클래식부터 제주민요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이날 공
제주 풍경의 다양한 감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어 주목된다. 갤러리사이와 미음갤러리는 지난 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서울에 위치한 갤러리 일백헌에서 김형석 사진작가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제주, 감정의 공명(共鳴)’이다. 계절의 흐름 속에서 제주의 자연은 변화무쌍한 표정을 짓는다. 작가는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부드러운 제주의 표정을 보며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잃어버린 감정을 떠올렸다. 생명력을 지닌 작가의 작품들은 수면아래 가라앉아있던 기억과 우리의 잃어버린 감정을 끌어올린다. 작가는 어떤 향기를 맡을 때 누군가를 떠올리듯, 감각적 자극들은 우리를 순식간에 다른 시공간에 데려다 놓는다고 말한다. 김 작가는 “일상 속에서 숨을 죽이고 마음을 비운 채 조용히 눈앞에 펼쳐진 세계를 응시할 수 있다면 오로라보다 찬란한 일상의 빛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내 안에 축적된 감정들과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에서 소개되고 있는 사진작품 30여 점을 통해 관객들은 내면의 감정에 집중하고 잃어버린 기억과 마주하는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한편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광고디자인을 전공하고
매년 4월 제주와 서울을 중심으로 열렸던 4·3 알리기 운동이 전국구 행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와 더불어 4·3 관련 글들 다룬 영문 온라인 매체도 등장해 4·3의 전국·세계화를 이루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재)경기아트센터와 수원시는 ‘4·3특별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를 기념하며 ‘제주4·3알리기’ 행사의 일원으로 경기도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문화행사는 경기아트센터에서 음악회와 전시회로 나눠 진행되며, 음악회는 오는 10일 오후 2시와 7시에 두 차례 열린다. 특히 오후 7시 공연에는 4·3희생자유가족들로 구성된 ‘제주4·3평화합창단’이 출연해 행사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전시회는 오는 10일부터 18일까지 센터에서 선보일 예정으로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작가 6인이 4·3을 주제로 준비한 예술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4·3당시 주한미군 정보부가 작성한 해제된 미군 비밀문서 등도 함께 전시해 4·3을 잘 모르는 관람객들도 당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4·3 알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5일 홈페이지 ‘The Abusable Past(radicalh
과거 중국과의 해상무역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에 대한 세 번째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연수)와 국립제주박물관(관장 이재열)은 7일 개수제(開水祭) 를 시작으로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해역에 대한 제3차 공동 수중발굴조사에 착수했다. 제주 신창리 해역은 중국 남송(南宋, 1127~1279) 시대 도자기가 다량 발견되고 있는 곳으로, 수중유적 발굴조사는 2019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 3차 발굴조사는 오는 6월 22일까지 진행되며 중국 닻돌이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신창리 수중유적에 남아있을 선박의 잔해 등을 조사해 과거 해상교류와 무역상황을 구명(究明)할 수 있는 유물들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금제유물이 처음 발견·신고 되면서 그 존재가 알려졌고, 1990년대에는 중국 남송 시대 도자기가 발견됐다. 2019년 첫 발굴조사에서는 ‘삼가 봉한다’는 의미의 ‘謹封(근봉)’ 글자를 새긴 인장 등 목제 인장 두 점이 발견됐으며, 지난해 2차 조사에서는 중국 선박에서 사용한 길이 310cm, 무게 586kg의 대형 닻돌과 함께 중국 동전도 확인됐다. 닻돌은 나무로 만든 닻을
▲한국신문협회(회장 홍준호)·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박홍기)·한국기자협회(회장 김동훈)는 6일 오후 3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65회 신문의 날 기념대회를 열었다. 이번 기념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규모를 축소해 개최했다. 3개 단체장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한국신문상 심사위원장인 류한호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수상자 등 40여 명이 참석해 ‘제65회 신문의 날 표어’와 ‘2021년 한국신문상’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기념대회에서 시상해 온 신문협회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회원사에서 자체적으로 시상했다. 신문협회상은 매년 각 회원사에서 추천한 우수사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올해 신문협회상 수상자인 강승철 제주일보 광고국 광고영업부장에 대한 시상도 이에 따라 6일 제주일보 본사에서 이뤄졌다. 강 부장은 투철한 애사심과 성실한 직무 수행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신문협회상을 수상했다. 고시연 기자
국내외 뮤지컬 팬을 사로잡은 뮤지컬 ‘투란도트’가 제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제작된다.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소장 좌재봉)는 뮤지컬 영화 ‘투란도트’의 주 영상 촬영지가 돌문화공원으로 결정됐다고 6일 밝혔다. 영화 촬영은 오는 11일부터 29일까지 돌문화공원 내 ‘오백장군 광장, 전설의 통로, 하늘연못’ 등에서 진행된다. 김시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국내 정상급 뮤지컬 배우 민우혁·배다해씨가 주연을 맡은 영화 ‘투란도트’는 뮤지컬 투란도트를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세계 4대 오페라로 꼽히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음악과 배경을 새롭게 해석한 창작물이다. 작품은 어둠의 바다 왕국 ‘오카케오마레’의 얼음공주 투란도트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으로 생긴 남자에 대한 증오로 청혼남들에게 저주의 수수께끼를 내며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는 자는 돌로 변해 죽는다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뮤지컬은 2011년 창작 초연 이후 상하이, 하얼빈 등 중국에 진출했으며, 현재까지 100회 이상의 공연을 선보이며 뮤지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은 편집 등 마무리 작업을 거쳐 오는 6월 열리는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
제주지역 첫 작은영화관인 ‘한림 작은영화관’이 오는 8일 개관한다. ‘한림 작은영화관’은 지상 1층, 연면적 473.98㎡ 규모로 2개 상영관(1관 59석·2관 39석)과 매점, 휴게시설 및 최신 영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림 작은영화관’은 제주시 한림읍이 제주 서부지역 영화관람 환경 개선을 위해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작은영화관 건립 지원 사업 공모에 신청·선정되면서 2018년부터 건립을 추진했다. 사업은 당초 총 사업비 10억원(국비 5억원, 지방비 5억원)을 투입해 한림체육관 내 야외공연장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건립하는 방안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영화 음향공간 확보 및 상영관 방음기능 불가 등의 사유로 9억원을 추가 투입하고 신축 공사로 변경·진행해 2019년 12월 완공했다. 제주시는 작은영화관 개관을 앞두고 전문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해 2월말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과 시설 관리·운영에 대한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영화관은 당초 지난해 4월 개관을 목표로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전국적인 확산과 전문 인력 채용 등의 문제로 개관이 1년 미뤄졌다. 영화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는 코로나19 예방 등을 위해 영화 관람만 가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