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디젤 차량의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한때 기름값 아끼려 선택했던 디젤이, 고유가 시대에 오히려 ‘부담스러운 선택’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10일 창원시 팔용동 중고차 매매단지. 평일 오전임에도 사무실 안팎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상담 테이블에 앉아 견적서를 들여다보는 이도 있고, 매장 밖 주차된 차량 사이를 천천히 오가며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도 보였다. 그런데 정작 경유 차량 앞에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은 드물었다.
이곳에서 중고차매매업을 하는 박금진(51) 대표는 “예전엔 디젤이 연비 좋다고 찾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요즘은 가격 얘기 꺼내기도 전에 ‘하이브리드 없냐’고 먼저 물어본다”며 “원래 경유차는 유류비 절감을 계산하고 타는 차인데 그 계산이 무너졌으니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유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경남지역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L)당 1931.61원으로 치솟았다. 전일보다 8.25원 오른 수치다. 유류세 환원과 국제 유가 상승이 겹치며 리터당 경유값이 휘발유를 웃도는 이례적 상황이 빚어진 여파다.
이러한 유가 역전 현상은 매매단지 내 재고 적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단지의 구자룡(61) 대표는 “2~3년 전만 해도 경유 SUV는 내놓으면 금방 팔렸는데, 지금은 같은 차가 한 달을 넘기는 게 예사”라고 했다. 구매자들의 발길도 달라졌다. 중고차를 알아보던 직장인 김윤하(25) 씨 역시 “예산이 많지 않아 경유 SUV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기름값이 이 정도면 차라리 조금 무리해서 하이브리드를 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고유가의 타격은 생계형 화물차주들에게 더 직접적이다.
영남권을 오가며 25t 화물차를 모는 조모(54) 씨는 “기름값이 올라도 운임을 그대로라 운행할수록 손해”라고 토로했다. 현재 25t 화물차에 지급되는 유가보조금 한도는 월 최대 4308리터(L)에 그쳐 현장의 부담을 덜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빠져나간 경유차 수요는 하이브리드로 흡수되는 분위기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경남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2월 5.6%에서 올해 같은 달 3.1%로 줄었다. 연이은 화재 이슈로 전기차 불암감이 커진 데다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하이브리드가 디젤과 전기차의 대체재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