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이도1동 소재 제주칼(KAL)호텔이 3년째 빈 건물이 되면서 원도심이 쇠퇴되고 있다.
31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글로벌 교류 허브 구축과 스페인 몬드라곤대학 아시아캠퍼스본부 유치를 위한 제주칼호텔 건물 매입을 포기했다.
JDC는 건물·토지 감정가(687억원)를 포함해 2031년까지 총 3098억원 투입, 무역사무소와 스타트업 육성 공간,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센터, 회의실, 교육장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JDC가 건물구조와 리모델링에 대한 안전 정밀점검을 실시한 결과, 칼호텔을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경제성 문제로 매입을 포기했다.
JDC 관계자는 “호텔업이 아닌 장기간 새로운 사업을 위해서는 건물을 허물어야 하는데, 비용부담이 상당히 커서 매입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JDC는 2031년까지 총사업비 3098억원 투입, 칼호텔을 활용하는 용역을 지난해 발주한 바 있다.
1974년에 문을 연 제주칼호텔(19층·72m)은 2개 필지에 연면적은 3만8661㎡로, 2023년 기준 건물·토지 감정평가액은 687억원이다.
2022년 부동산투자회사인 제주드림피에프브이(PFV)에 950억원에 팔렸지만, 매수자는 계약금 10%(95억원)를 납부한 후 잔금 855억원을 지불하지 못하자, 2023년 6월 매매계약은 파기됐다.
최근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한진그룹 산하 칼네트워크가 승소해 법적 분쟁은 일단락 됐다.
제주도는 2023년 말 칼호텔을 도민 휴식공간과 워케이션 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매입하기로 했다.
도는 감정평가액 687억원에 맞춰 매입을 추진했지만, 칼네트워크는 950억원을 제시해 매각이 무산됐다.
칼네트워크 관계자는 “제주칼호텔 매각 희망가격은 950억원으로 지금도 매수자를 찾고 있다”며 “JDC의 안전점검은 매우 보수적인 기준으로 판단을 한 것으로 건물 유지 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칼네트워크는 빈 건물이지만 전력·소방 등 건물 관리비로 매달 5000만원씩 연간 6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한편, 제주칼호텔은 적자가 누적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까지 가중돼 2022년 8월 이사회에서 건물과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제주관광의 상징이었던 칼호텔은 4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2023년 4월 30일 문을 닫았다. 직원 190명 중 107명은 희망퇴직했으며, 73명은 서귀포칼호텔로 고용이 승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