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돔, 삿포로돔, 고척스카이돔 그리고 익산형 돔구장?
매년 국내외 주요 복합 돔구장에 수백만 명이 모여들어 지역 전체가 들썩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북지역에도 돔구장(전체를 둥근 지붕으로 덮은 경기장)을 짓자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의견은 2036 전북하계올림픽 유치 추진단장을 맡았던 최병관 전 전북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익산의 미래 전략 중 하나로 '익산형 돔구장' 건설을 공식적으로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전 세계 돔구장의 형태는?
돔구장은 주로 프로야구 경기장으로 활용되지만 공연과 이벤트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우리나라에는 서울 구로구의 고척스카이돔뿐이지만 일본에는 6개, 미국에는 8개 돔구장이 있다. 대만에도 스포츠와 이벤트 장소로 사용되는 돔구장이 있다.
관람석 1만 6670석, 높이 67.59m, 연면적 8만3623㎡(건축면적 3만㎡)에 지하 2층, 지상 4층으로 이뤄진 고척돔은 문화 행사 시에는 2만 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대만의 타이베이돔은 야구장으로는 최대 4만 명 이상, 콘서트 용도로는 5만 8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일본에는 도쿄돔과 후쿠오카돔, 오사카돔, 나고야돔, 삿포로돔, 세이부돔 등 6개 돔구장이 갖춰져 있다.
일본 최초의 전천후 다목적 경기장으로 지어져 다양한 축제와 콘서트, 그리고 야구경기가 열리는 도쿄돔은 콘서트 5만 5000명, 야구는 4만 6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일본의 돔구장은 대부분 콘서트는 5만, 야구는 3∼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야구 본토' 미국에는 완전한 돔(밀폐형) 형태 1개와 지붕을 여닫는 개폐식 돔구장 7개가 있다. 완전한 돔 형태인 탬파베이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는 프로야구는 물론 축구, 테니스, 하키 등과 같은 행사가 열린다.
서울시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개발사업'의 일부로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첨단 돔구장 건립을 구상 중이다. 개폐식이 아닌 폐쇄형 구조에 국제 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 석 이상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예산'?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돔구장을 짓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항상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다. 일반 구장에 비해 건설 비용뿐 아니라 유지·관리비도 많은 예산이 들어 정부·지자체 재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일반적인 야구장(개방형) 건립에는 2000억 원 안팎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돔구장을 짓는다면 5000억 원에서 1조 원 가까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인천 청라지구에 추진 중인 돔구장 건설비도 50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익산형 돔구장 밑그림은?
최 전 행정부지사는 "익산에서 돔이 가능한지, 예산은 누가 감당하는지, 사람들이 과연 올지, 많은 분이 궁금해 하실 것 같다"며 "지금 상상하지 않으면 실현도 없다. 싹을 틔워야 열매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돔을 짓자는 게 아니다. 시민과 함께 익산의 미래를 상상하고 논의하며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발전시키자는 제안"이라면서 "국비, 민자, 지방비로 설계를 하게 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연중 콘텐츠가 끊이지 않게 기획하면 투자자·기업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익산이 가진 장점 중 하나인 KTX, 호남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를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연간 40∼60만 명 방문이 가능하며 300억 원 이상의 지역소비 유발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전 행정부지사가 제안하는 익산형 돔구장은 단순한 체육 시설이 아니라 교통 접근성과 지역 자원을 활용한 도시형 복합 레저 플랫폼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연계를 통한 문화 거점 기능을 하고, 올림픽 훈련 캠프 및 프로야구 구단 유치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공연·이벤트·마이스 유치에 기반한 체류형 관광은 물론 미륵사지·보석 박물관 등 익산 관광자원과의 연계 등을 기대했다.
익산형 돔구장은 조립이 가능한 모듈형으로 8000∼1만 석 정도로 1000억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처음엔 낯설고 심지어 허황되게 들릴 수 있다.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익산의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을 상상해 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돔은 단지 야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비오는 날에도 아이들이 뛰는 곳, 어르신들이 건강을 지키는 실내 생활체육 공간, 청년들이 K-콘텐츠 공연을 즐기고 꿈꾸는 무대, 도시의 문화와 살아 움직이는 거점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