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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비 내리는 호남선·전라선 이용객들 ‘분통’

광주송정~목포, 익산~여수
모든 열차 운행 중지
지반 약한 ‘일반 철로’의 설움
하루 4만여명 갈 길 잃어
광주~서울 KTX·SRT 지연

 

 지난 6월 25일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연일 쏟아진 여파로 애먼 광주·전남 철도 이용객들의 설움이 커지고 있다.

장맛비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겠다며 호남선·전라선 철도를 전면 통제하고, 호남고속선을 달리는 KTX도 잇따라 지연 운행하면서 철도 이용객 불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18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호남선(광주송정~목포)과 전라선(익산~여수엑스포)을 이용하는 KTX 운행을 전면 중지한다고 밝혔다. 또 경부선(동대구~구포~부산)과 경부선(동대구~진주) 노선도 KTX 운행을 일시 중지했다.
 

 

앞서 코레일이 지난 17일 오후 4시부터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 전국의 모든 일반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에는 KTX 운행마저 멈춰선 것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번 운행 중지 조치는 지속된 장맛비로 노반(선로 밑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 탈선·토사유출 등 사고 위험이 큰 데 따라 피해 예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운행 중지 선로가 광주·전남에 몰리면서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원성이 터져나왔다.

코레일이 광주·전남 기차역의 승하차 인원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호남선·전라선의 하루 이용객은 4만여명에 달한다. 호남선은 하루 평균 2만 4000여명, 전라선은 하루 평균 1만 6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하루아침에 갈 길을 잃은 셈이다.
 

이번에 운행이 중지된 노선들은 모두 고속철도가 아닌 일반철도 구간이며, 전라선·호남선의 경우 일반철도이면서도 고속열차 주행이 가능한 구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호남선 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늦어지면서 광주송정역~목포역 구간이 아직도 고속철도가 아닌 일반철도라는 점이 이번에 KTX 운행 중단으로 이어졌다. 집중호우가 거북이 같이 진행돼 온 호남선의 아픈 기억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콘크리트 노반을 갖추고 있는 고속철도와 달리 일반철도는 흙을 노반으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아 노반 유실 위험이 크고, 산지와 경사지 터널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아 산사태·토사유출로 인한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 지난 16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매포터널 부근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토사유출로 흙이 덮인 선로를 달리다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도 운행 중지의 계기가 됐다.

광주송정역과 수서역을 오가는 고속철도 SRT와 용산역을 오가는 KTX 등 호남고속선 열차는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서행 운행을 하고 있어 모든 열차가 평균 20여분씩 연착되고 있는 실정이다.

열차 도착이 50여분 가까이 지연된 사례도 있었다. 송모(58)씨는 지난 17일 밤 8시 30분께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으로 향하는 KTX를 탔다가, 열차가 시속 80㎞ 수준으로 서행하는 바람에 당초 도착 예정시각보다 45분 늦은 밤 11시 15분이 돼서야 도착했다. 송씨는 “한 시간 가까이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도 미리 받지 못한데다 코레일 앱에는 ‘지연배상 없음’이란 말만 떠 있어 황당할 따름이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코레일은 지반 상태 및 강우 현황에 따라 20일에도 운행 중지 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예매했던 표는 별도의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자동 환불 조치된다.

코레일은 노선별로 철도시설물 점검을 진행하고 안전이 확보된 노선부터 단계적으로 운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또 주말인 22~23일 사이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코레일은 이 기간 추가 운행 중지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TX 운행 속도 또한 안전점검을 마치는 선로부터 순차적으로 정상 속도인 최대 시속 300㎞로 상향할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므로 안전을 확보할 때까지 선로 이용을 차단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조치다”며 “21일 오전 첫 열차부터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니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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